ETF 편입 무산, 투자자 환차손까지…스페이스X IPO 후폭풍

시간 입력 2026-06-15 17:28:53 시간 수정 2026-06-15 17: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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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0억원 약속하고 0주 배정…‘재량권 뒤에 숨은 골드만삭스의 책임론’
투자자 환차손 위험‧ETF 운용 계획 차질…글로벌 IPO 투자심리 위축 우려

역대 최대 규모의 글로벌 기업공개(IPO)로 평가되는 스페이스X의 상장 과정에서 국내에 배정될 예정이었던 공모주가 한 주도 배정되지 않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의 재량권 앞에 국내 시장이 소외된 결과다. 

공모주 편입을 노리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계획이 무산되고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환차손 위험에 노출되며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공동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최종 배정 과정에서 판매 가능한 물량을 한 주도 받지 못했다.

앞서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에게 할당된 것은 전체 클래스A 보통주 가운데 231만4815주로 명시됐다. 이는 금액으로 약 4750억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그러나 최종 배정 결과는 0주였다.

이러한 사태는 미국 투자은행(IB) 특유의 재량권과 국내 시장의 공모주 청약 개념의 근본적인 차이에서 비롯됐다. 국내 공모주 시장은 사전에 인수단별 물량이 확정된 후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반면 미국 공모 시장은 대표주관사가 최종 물량을 전적으로 배분한다. 

스페이스X 청약은 전 세계에서 35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몰리며 과열 양상을 보인 가운데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당초 계획을 저버리고 ‘코리아 패싱’을 단행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골드만삭스는 락업(의무보유확약) 조건이 강한 중동 국부펀드나 미국 대형 기관에 물량을 몰아준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단기 차익 실현 목적이 강한 국내 리테일 자금과 상장 직후 포트폴리오를 수시로 조정해야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편입 수요는 철저히 배제했다. 특히 일본 미즈호증권은 현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앞세워 정상적으로 주식을 배정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협상력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안내문을 통해 “SEC 공시자료(S-1 및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미래에셋증권의 인수 수량은 인수단 참여에 따른 인수 비율을 의미하며 실제 투자자에게 판매 가능한 최종 물량 배정과는 구분된다”며 “당사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설명서 및 핵심설명서를 통해 배정 물량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안내한 바 있다”고 말했다.

‘0주 배정’ 사태의 여파는 환불 이후에도 나타났다. 지난 13일 새벽 5억달러에 달하는 총약 증거금은 전액 환불됐지만 큰 규모의 자금을 달러로 환전해 송금했다가 다시 원화로 돌려받는 과정에서 환전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책임은 투자자들 몫으로 남은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스페이스X 물량을 확보해 상장 당일 편입하려던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계획도 불발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TIGER 미국우주테크’ 등의 상품에 스페이스X 공모주를 편입할 계획이었으나 물량 확보가 무산되며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장중 고점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해외 비상장 주식과 IPO 투자 상품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고액자산가와 기간투자자 사이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프리IPO‧비상장 신탁 상품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처라는 평가였으나 주관사의 재량권으로 인해 물량이 증발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며 투자 심리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오픈AI 등 대형 해외 IPO를 앞둔 상황에서 글로벌 배정 관행에서도 국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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