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논쟁 넘어선 ‘무료배달’ 논의… “비용 부담 두고 논의 정조준”
현장선, “팔수록 손해” 주장… 1.5만 원 주문 시 플랫폼 지출 ‘30% 육박’

배달 플랫폼과 소상공인의 공생 방안을 모색하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가 6개월 만에 다시 닻을 올렸다. <출처=우아한청년들>
배달 플랫폼과 소상공인의 공생 방안을 모색하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가 6개월 만에 다시 닻을 올렸다. 과거 중개수수료 인하라는 단기적인 처방에 집중했던 논의는 이제 ‘무료배달’이라는 새로운 시장 질서 속에서 비용 부담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나눌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과제로 진입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식 및 1차 회의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무료배달’의 실체였다. 소비자가 누리는 ‘0원 배달’의 뒷면에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막대한 비용이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무료배달 체제에서 거래액 상위 35%에 해당하는 업체들은 건당 최대 3400원의 배달비를 전담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비자가 내야 할 비용을 자영업자에게 전가하면서 ‘무료배달’이라는 용어를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역시 정확한 배달 비용을 공개하고, 해외 사례처럼 소비자와 업체가 이를 공동 분담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소비자가 혜택을 보는 무료배달 마케팅이 결국 소상공인의 수익 악화와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외식업 점주들은 경영상의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세금이나 인건비보다 배달앱 수수료 및 배달비를 1순위로 꼽고 있다. 비용 부담을 견디다 못한 점주의 상당수는 매장가보다 배달가를 더 높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상태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분석에 따르면 1만 5000원짜리 음식을 주문받을 경우 수수료와 배달비로만 약 30%에 육박한 금액이 지출되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배달앱 업체들은 수수료 인상과 외식물가 상승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부정하지만, 실제로는 수수료 증가가 메뉴 가격 인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많은 매장이 그 원인으로 수수료 부담을 지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 중간합의문 발표 브리핑 현장. <출처=우아한형제들>
이에 따라 이번 사회적 대화는 기존의 중개수수료 인하 논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배달비용의 적정 수준을 산출하고 이를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구조적 개편’으로 의제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적정 배달비 가이드라인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배달앱 업계에선 부담감으로 작용해 향후 합의안 도출 과정에서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무료배달’을 유료 멤버십(와우)의 핵심 혜택으로 내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린 쿠팡이츠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 또한 무료배달 혜택이 축소될 경우 배달앱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구 내부의 지속 갈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등 일부 핵심 단체들이 1차 회의에 불참하고, 이해관계마저 엇갈리며 합의점 도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상생협의체 때도 각자의 입장만 고수하다 바퀴가 헛돌았는데, 똑같은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다시 처음부터 논의를 시작해 시간을 끌기보다는 이전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개선책을 제시해야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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