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잇단 ‘제약·금융 출신 대표’ 전면 배치…조직 안정·투자 효율화 시동

시간 입력 2026-03-31 17:40:00 시간 수정 2026-04-01 06:57:39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대표, 한미약품 대표로 공식 선임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유사한 경력…전략 일원화 포석
투자 전략 변화 예고…파이프라인별 수익성 검증 강화 전망

한미그룹이 지주사와 사업회사 모두에 ‘제약과 금융’ 경험을 겸비한 경영진을 전면에 배치하며 조직 안정과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경영권 분쟁으로 흔들린 내부를 추스르는 동시에 투자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31일 한미약품은 서울 송파구 한미그룹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이사회 논의를 거쳐 황 사내이사를 한미약품의 대표로 공식 선임했다.

황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95년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 연구원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CIO, 종근당홀딩스 대표, 브레인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친 인물이다. 제약 산업과 금융을 모두 경험한 ‘융합형 경영자’로 평가된다.

현재 지주사 대표인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 역시 유사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경북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유한양행에 입사해 기획·IR·전략 등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치며 약 30년간 제약업에 몸담았다. 이후 2021년 메리츠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제약·바이오 투자 업무를 맡는 등 자본시장 경험까지 쌓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공통점이 이번 인사의 핵심 배경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와 사업회사에 동일한 배경을 가진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워 전략 방향을 일원화하고, 의사결정을 빠르게 추진해 조직 안정화에 힘쓰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앞서 한미그룹은 2024년 오너 일가 간 갈등과 올해 2월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과 박재현 전 한미약품 대표 간 갈등을 겪으며 조직 내부 긴장감이 고조돼왔다. 이 과정에서 지주사와 사업회사 간 전략 혼선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가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그룹 본사에서 기자들과의 만남을 가지고 있다. <사진제공=김지원 기자>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가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그룹 본사에서 기자들과의 만남을 가지고 있다. <사진제공=김지원 기자>

황상연 대표는 정기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투자업계에서 오랫동안 교감해왔고 멘토로서 배워왔던 관계”라면서 “한미사이언스는 지주사로서 한미약품은 사업회사로서 기조에 맞게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김 대표와 황 대표의 금융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바탕으로 투자 효율성을 끌어올리려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 산업과 자본 시장을 모두 아는 경영진을 통해 연구개발 중심 산업인 제약업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투자 효율성을 높여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한미그룹의 경영 기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처럼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기보다는 파이프라인별 수익성을 보다 면밀히 검증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우려도 제기된다. 제약업은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필수적인 산업인 만큼, 단기 수익성 중심의 의사결정이 강화될 경우 한미그룹이 쌓아온 ‘R&D 중심 기업’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오랫동안 축적해온 R&D 능력들을 더욱 발휘하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의욕적인 구상을 하고 있다”며 “기대에 부응하고 우려를 불식시키는 경영진이 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