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내홍 재점화되나…박재현 대표“대주주가 경영 간섭” vs 신동국 회장 “사실무근” 일축

시간 입력 2026-02-24 17:12:51 시간 수정 2026-02-24 17: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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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직원 징계 절차 개입 두고 공방
임원단 “부당한 경영 간섭에 깊은 분노”
신 회장 “징계 절차는 회사 규정 따라 진행”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진제공=각 사>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경영 간섭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한미그룹을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1년 전 가까스로 봉합됐던 경영권 갈등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 20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특정 대주주가 최고경영자(CEO)의 권한을 부당하게 침해해왔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제약 산업의 본질을 바탕으로 책임 있는 조언과 논의가 이뤄지기를 특정 대주주에게 직간접적으로 요청해왔다”면서 “그러나 그러한 노력이 저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오고, 대표로서 온전히 부여된 권한 행사에 압박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지칭한 ‘특정 대주주’가 신 회장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신 회장이 고위 임원의 성추행 의혹 사건 관련 징계 절차에 압박을 가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인터뷰에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는 신 회장이 “그 사람이 여자 성폭행할 사람도 아니잖아”라며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을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내용이 담겼다.

앞서 한미약품 팔탄공장 총괄이었던 A씨는 지난해 12월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의혹으로 공익 채널에 신고됐다. 그러나 회사가 징계 대신 자진 퇴사 형식으로 사안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논란은 내부 반발로 이어졌다. 한미약품 본부장과 각 본부 임원들은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시위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의 성추행 가해 임원 비호 발언 및 부당한 경영 간섭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반면, 신 회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24일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임원에 대한 조사와 징계 절차는 회사 규정에 따라 진행됐으며, 이를 막거나 방향을 바꾼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갈등 국면 속에서 신 회장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신 회장이 코리포항 외 5인으로부터 주식 441만32주를 장외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단가는 1주당 4만8469원, 총 2137억원 규모다. 매입 자금은 전액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이번 거래로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16.43%(1123만9739주)에서 22.88%(1564만9771주)로 상승했다. 신 회장의 비상장 개인회사인 한양정밀 보유 지분까지 합치면 총 29.83%에 달한다.

신 회장은 이번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임종윤 사장(북경한미약품 동사장) 측에서 자금 수요가 있어 좋은 가격에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이에 응한 것일 뿐”이라며 경영권 분쟁과의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코리포항은 임종윤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 홍콩에 설립한 코리그룹의 국내 자회사다. 임 사장은 지난해 8월 한미사이언스 주식 234만1814주를 코리포항에 약 1100억원에 매도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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