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일동제약, R&D 자회사 효과 ‘톡톡’…종근당·유한양행도 설립 동참

시간 입력 2026-02-24 07:00:00 시간 수정 2026-02-23 17: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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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코닉·유노비아 성과 가시화…모기업 수익성 개선 기대
비용 분산·전문성 강화…신약 리스크 관리 모델 부상
종근당, ‘아첼라’ 출범…유한양행, 뉴코 설립 검토 중

제일약품, 일동제약, 종근당, 유한양행 본사 전경. <사진제공=각 사>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의 연구개발(R&D) 자회사가 호실적을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약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 모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종근당,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들도 잇따라 R&D 자회사 설립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R&D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매출 5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48억원)대비 25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전년 동기(-48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도약의 배경에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의 성장이 있다. 자큐보는 2024년 10월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유비스트 원외처방 데이터에 따르면 출시 첫 달 약 5억원 수준이던 월 처방액은 2025년 12월 기준 약 66억원으로 늘며 1년여 만에 13배 이상 확대됐다.

자큐보의 성과는 모회사 제일약품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일약품이 국내 유통과 영업을 전담하며 매출을 인식하고, 온코닉테라퓨틱스의 로열티, 마일스톤 수익 역시 연결 기준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기준 제일약품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연구개발 부문을 분리해 수익성 개선을 꾀한 사례는 또 있다. 일동제약은 2023년 말 연구개발 부문을 자회사 ‘유노비아’로 물적분할했다.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던 연구개발비 부담을 조정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일동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31억원) 대비 48.5%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5669억원으로 전년(6149억원) 대비 7.8% 감소했다.

유노비아의 파이프라인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수익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유노비아로부터 P-CAB 계열 후보물질 ‘파도프라잔’의 자산과 권리 일체를 94억원에 양수하기로 의결했다. 상업화를 앞두고 직접 사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조치다.

파도프라잔은 위산 분비 최종 단계의 프로톤 펌프에 칼륨이온을 결합해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일동제약은 2024년 대원제약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성공 시 대원제약에게 임상 결과를 공유 받아 동일 성분을 다른 상표로 출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며 “해외 판권을 기반으로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10월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를 신설했다. 아첼라는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모델을 채택해, 임상 단계에서 가치를 높인 뒤 기술이전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유한양행은 ‘뉴코(NewCo)’ 모델 설립을 검토 중이다. 뉴코는 특정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벤처캐피탈 등과 협력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유한양행은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레시게르셉트)’와 MASH 치료제 ‘YH25724’ 등을 뉴코를 통해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R&D 자회사 설립 전략은 연구 전문성을 강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동시에 연구개발 비용을 일정 부분 분리해 본사 손익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신약 개발이 10년 안팎의 기간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고위험 사업인 만큼, 자회사 설립은 리스크를 분산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이 낮고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자회사를 통해 위험을 나누고 연구에 집중하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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