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한 지붕 두 가족’ 마침표…오너 3세에 쏠리는 눈

시간 입력 2026-01-22 07:00:00 시간 수정 2026-01-22 17: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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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일 100%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 완료 예정  
중복 사업 통합 등 업무 프로세스 일원화로 수익성 극대화 방침
김호연 회장 장남 김동환‧차남 김동만 역할 분담‧승계 구도에 주목  

<사진제공=빙그레>
<사진제공=빙그레>

김광수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빙그레가 업계 1위 굳히기에 나선다.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합병해 물류 통합을 통한 구조적 효율화로 롯데웰푸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합병으로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차남이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사실상 끝내면서 향후 오너 3세의 역할 분담과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다음달 12일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합병을 승인하는 이사회를 열고, 4월 1일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은 빙그레가 존속 법인으로서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합병하는 구조다. 빙그레는 2020년 10월에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해 현재 지분율 100% 보유하고 있다. 

빙그레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중복된 사업 조직을 통합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일원화하는 등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의 흡수합병을 서두른 이유는 부진한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 빙그레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했다. 빙과업체 특성상 4분기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 둔화가 지속되자 회사는 이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빙과업계는 판도 변화가 예고된 상태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매출 규모를 합산하면 롯데웰푸드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롯데웰푸드의 빙과 사업 누적 매출은 5975억원으로 롯데웰푸드(7509억원)에 뒤졌지만, 해태아이스크림의 실적을 포함하면 7530억원으로 롯데웰푸드를 앞선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중복 경영이 해소되면서 인력 및 생산 측면에서의 효율화 작업이 속도를 높여갈 공산이 크다.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국내 빙과 시장 경쟁 구도가 롯데-빙그레 양사 체제로 실질 재편 되면서 경쟁 강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오른쪽)이 아내이자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인 김미 백범김구기념관장(가운데)과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와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김구재단>
김호연 빙그레 회장(오른쪽)이 아내이자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인 김미 백범김구기념관장(가운데)과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와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김구재단>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을 청산한 만큼 빙그레 오너 3세의 역할 분담과 승계 구도가 뚜렷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인 김동환 사장은 빙그레에서, 차남인 김동만 전무는 해태아이스크림에서 근무 중이다.

빙그레의 유력한 후계자로는 김 사장이 거론된다. 향후 경영 승계에 있어 핵심 자회사로 꼽히는 ‘제때’의 지분 33.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제때는 2006년 빙그레가 인수한 물류 계열사로, 김 사장 외에도 김 전무(33.3%), 장녀 김정화씨(33.3%) 등 빙그레 오너 일가가 지분을 100% 보유한 가족회사다.

1983년생인 김 사장은 2014년에 빙그레에 입사한 후 구매부 과장, 마케팅 전략 담당 상무, 경영·기획·마케팅 본부장 등을 거쳐 2021년 1월 임원으로 승진했고, 2024년 3월엔 사장 자리에 오르며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사장으로 부임한 해에 경찰 음주 폭행 사건으로 오너리스크가 불거지기도 했으나, 사업 전반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만큼 올해 주력 사업의 성장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1987년생인 김 전무는 이베이코리아에서 G마켓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등 외부 경험을 쌓은 후 제때에서 일하다 2023년 1월 해태아이스크림 임원으로 합류했다. 현재 경영기획과 생산혁신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다만, 김 사장과 김 전무를 비롯한 오너 3세들이 빙그레 주식을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은 승계 걸림돌로 지적된다. 빙그레는 김호연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굳건하다. 김 회장은 빙그레 지분의 42.1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김 회장을 제외하고 주요 주주로는 김구재단(2.09%), 자회사 제때(2.05%), 재단법인 현담문고(0.13%) 등이 있다.

앞서 빙그레는 2024년 11월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했으나, 오너일가 지배력 확대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1월 해당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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