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美 국적인데, 왜 쿠팡 김범석만 빠졌나”…대기업 총수 지정, 형평성 ‘논란’

시간 입력 2026-01-15 07:00:00 시간 수정 2026-01-14 16: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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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의장 동일인 지정 4년째 회피
공정위, 2024년부터 동일인 판단 기준 명문화
같은 미국 국적의 이우현 OCI 회장과 대조
쿠팡, 예외요건 중 ‘친족 경영 참여’ 쟁점 부상
공정위, 동일인 지정 검토…주병기 “김범석 및 일가 경영참여 점검”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이 4년 연속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총수) 지정에서 제외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판단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쿠팡은 동일인이 ‘자연인’이 아닌 ‘쿠팡 법인’으로 지정돼, 총수 일가가 이중삼중의 규제를 받는 다른 대기업에 비해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김 의장과 같이 미국 국적을 가진 기업인이면서도 동일인으로 지정된 OCI 이우현 회장과 극명하게 대조되면서, 형평성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동일인은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규제의 대상과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 개념이다. 동일인을 기준으로 계열사 범위가 확정되며, 해당되는 동일인 및 특수관계인은 각종 자료 제출·공시 의무 및 행위를 제한받게 된다. 반면에 김 희장과 같이 동일인이 법인으로 지정될 경우, 자연인(개인) 최대주주는 상당부문 규제 부담을 피할 수 있다. 특히 대기업 지정 총수는 물론 그 일가가 엄격한 사익편취 규제 적용을 받는 반면에, 법인이 동일인일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규제 회피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가 지난해 5월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92개 중 대부분은 자연인이 동일인(81개)이며, 법인 등이 동일인인 경우는 11개에 불과하다. 이중 최상단 회사의 최다출자자가 외국인 또는 외국 법인인 사례로는 에쓰오일, 쿠팡, OCI 등이 있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2021년 쿠팡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당시, 최대주주인 김범석 의장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며 “외국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사례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김 의장과 같은 외국국적 이면서 동일인 지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OCI의 경우 2017년 이수영 회장 별세로 동일인이 공석이 되자, 공정위는 지난 2018년 장남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이 회장의 미국 국적 등기는 지난 2019년 이뤄졌음에도 동일인 지정은 매년 유지되고 있다. 미국 국적을 가진 최대주주라는 이유로 동일인 지정에서 제외된 김 의장과 비교해, 당장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앞서 지난 2023년 말 동일인 판단 기준을 명문화한 시행령과 지침을 마련했다. 일반원칙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보되, 자연인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국내 회사나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를 동일인으로 본다는 것이다.

특히 공정위는 세부 판단 기준으로 ①기업집단 최상단 회사의 최다출자자 ②기업집단의 최고직위자 ③기업집단 경영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 ④기업집단 내외부적으로 기업집단을 대표하여 활동하는 자 ⑤동일인 승계 방침에 따라 결정된 자 등 5가지를 명문화 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 있더라도 엄격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국내 회사나 비영리법인을 동일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외 조건은 △자연인과 법인 중 어느 쪽을 동일인으로 보든 기업집단 범위가 동일할 것 △해당 자연인이 최상단 회사를 제외한 국내 계열사에 직접 출자하지 않을 것 △해당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거나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 △해당 자연인 및 친족과 국내 계열사 간 자금대차·채무보증이 없을 것 등 총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공정위는 지난해에도 쿠팡이 이같은 예외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해 개인인 김 의장 대신 법인을 동일인으로 재 지정했다. 

최근 쿠팡 사태를 계기로 다시 촉발된 동일인 지정 논란의 핵심은 예외 조건의 세 번째 항목인 ‘친족의 경영 참여’ 여부다.  김범석 의장의 동생 김유석 부사장은 글로벌 물류 효율 개선 총괄 등 주요 보직을 맡고 있고, 미국 본사 쿠팡Inc의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특히 김 부사장은 최근 4년간 현금과 주식 보상을 합쳐 14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당국도 김 의장이 동일인 지정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주무부처인 공정위는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가 쿠팡을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인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두번째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도 최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범석과 그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는지를 면밀하게 점검할 예정”이라 면서 “친족이 경영에 참여할 경우에는 동일인 지정을 개인으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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