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2%에 그칠 전망…서민 자금난 어쩌나

시간 입력 2026-01-09 07:00:00 시간 수정 2026-01-08 17:29:54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통상 명목성장률 전망과 엇비슷…올해는 절반
국정과제인 부동산 규제에 대출 문턱 높아져
작년 대출 증가율도 3년 가운데 최저치 기록

지난해 6월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가 주요 국정과제로 부상하면서 가계대출 시장에는 사실상 한파가 불어닥쳤다. 다만 연초 들어서는 상황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연간 대출 취급 한도가 새해와 함께 초기화되며 잠시 숨통이 트인 영향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오래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성장률보다 낮게 제시한 데다, 정부 방침에 따라 가계대출보다 ‘생산적 금융’에 무게를 두겠다는 기조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2%대로 설정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명목 성장률 전망치 3.9%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통상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성장률에 맞춰 제시해왔지만, 올해는 절반가량에 그치면서 대출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의미다.

실제 수치에서도 한파는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대출금 말잔의 전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들어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 7월 1.0%, 8월 0.6%, 9월 0.5% 증가에 그쳤고, 10월에는 3개월 연속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0.8% 증가했다. 7~10월 평균 증가율은 0.7%로 나타났다.

2024년 같은 기간 평균 증가율은 0.9%, 2023년에도 0.8%로 지난해가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가계대출 축소 기조가 수치로도 확인된 셈이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 하한을 기존 15%에서 20%로 상향했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은행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 부담이 커지고, 당국은 이를 사실상 주담대 확대에 대한 ‘패널티’ 성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서민 자금난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1금융권 대출이 막히면 차주들은 2금융권으로 몰리지만, 올해부터 상호금융·보험사·카드사 등도 대출 공급이 제한되는 만큼 고신용 차주가 먼저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결국 중·저신용자는 불법 사금융 등 위험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축소 대신 정부 핵심 정책인 ‘생산적 금융’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 고환율 영향으로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은행이 보유한 달러 대출 자산이 원화 기준으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은 재무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처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성장률의 절반 수준으로 제시했다는 건 올해도 부동산 대출 억제가 계속된다는 의미”라며 “정부는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대출을 늘릴 경우 부담을 외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수영 기자 / swim@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