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콜마·넥센, 대기업집단 지정 ‘초읽기’…“‘지배구조·내부거래’ 시험대 선다”

시간 입력 2025-12-29 07:00:00 시간 수정 2025-12-29 10: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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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기준 3개그룹 자산 5조 돌파…내년도 대기업 집단 지정 초읽기
녹십자 5조5140억원, 콜마 5조2089억원, 넥센 5조635억원
지정되면 내부거래·경영투명성 등 감시 강화…“필요한 절차 준비중”
넥센, 내부거래 52% ‘중견기업 최고’ 시험대…“해외 수출 영향”

국내 중견기업 중 녹십자·콜마·넥센 등 3개 그룹이 자산 5조원을 돌파하면서, 내년도 대기업집단 신규 편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 지정이 확정될 경우, 내부거래와 지배구조 등 경영의 투명성 요구가 더 강화되는 만큼, 각 그룹별로 이에 대비한 사업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3개 그룹중 넥센은 내부거래 비중이 중견기업중 최대인 52%에 달해, 대기업 집단 지정이 새로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9일 CEO스코어데일리와 부설 기업연구소인 CEO스코어가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각 그룹의 자산총액 규모를 조사한 결과, 지난 9월말 기준으로 녹십자·콜마·넥센 등 3개사의 자산총액 규모가 5조원을 넘겨 내년도에 신규 대기업 집단 지정이 확실시 되고 있다.

대기업 집단은 크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과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나뉜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소속회사의 자산총액 합계가 '국내총생산의 1000분의 5에 해당하는 금액'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2025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되는 자산총액은 11.6조원 이다. 또한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기업집단 소속회사의 자산총액 합계가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이다.

녹십자그룹, 콜마그룹, 넥센 등 3개 그룹은 지난 2024년 말까지만 해도 자산총액이 4조원대 후반에 머물렀지만, 올해들어 핵심 계열사들의 자산 규모가 증가하면서 공시대상 기업집단 기준인 5조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이들 3개 그룹중 녹십자는 최근 가장 빠르게 몸집을 키운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녹십자 그룹의 자산총액은 지난 2024년 말 4조8353억원에서 올해 9월 말 현재 5조5140억원으로 6788억원(14.0%)이나 증가했다.

녹십자 그룹의 자산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계열사는 핵심 자회사인 녹십자다. 제약사인 녹십자는 올해 9월 말 기준 자산총액 2조5226억원으로 그룹 전체 자산의 45.7%를 차지했다. 녹십자 그룹의 자산 구조는 전통 제약 사업이 중심이지만, 바이오·혈액제제 등을 포함한 확장 전략이 계속되고 있다.

콜마그룹도 자산 증가세가 뚜렷하다. 콜마그룹의 자산총액은 2024년 말 4조8302억원에서 2025년 9월 말 5조2089억원으로 3787억원(7.8%) 증가했다. 이같은 성장세의 핵심 동력은 제약바이오 계열사 에이치케이이노엔(HK이노엔) 이다. HK이노엔의 자산총액은 2024년 말 1조8896억원에서 9월 말 현재 2조1670억원으로 2774억원이나 급증했다. HK이노엔이 그룹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6%에 달한다.

HK이노엔은 지난 2018년 콜마그룹이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며 편입된 기업으로, 당시 윤동한 콜마그룹 창업주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빅딜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사업부문 확대로 자산 기반을 넓혀온 결과, 올해 5조원 돌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K-타이어 신흥주자인 넥센그룹도 올해 5조원 문턱을 넘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24년 말 4조7702억원이던 자산총액이 올해 9월 말 5조635억원으로 2933억원(6.1%) 증가했다. 넥센그룹의 경우 그룹 전체 자산에서 넥센타이어가 75.5%(3조8233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대기업 집단 지정이 임박한 이들 기업중, 콜마·넥센 등은 이미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부적으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콜마 관계자는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에 대비해 공정거래법과 공시 제도를 점검하고, 내부거래 관리와 투명한 지배구조 강화를 통해 책임 있는 경영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넥센 관계자도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을 인지하고, 필요한 절차를 내부적으로 준비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3개사 중 자산총액이 제일 높아 대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이 제일 큰 녹십자만 내년도 대기업 지정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분위기다. 녹십자 관계자는 “결산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당사는 내년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 지정 대상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 하지 않았다. 

대기업집단 지정 시 내부 계열사 간 거래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감시 강도가 높아지고, 더 엄격한 경영 투명성이 요구되기 경영전략에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들 3개 그룹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곳은 넥센이다. 넥센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52.1%로, 국내 주요 중견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해 콜마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14.2%, 녹십자그룹이 9.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국내 30대 중견그룹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18%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넥센의 내부거래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넥센그룹은 지난해 총 매출액 2조7226억원 중 1조4178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넥센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이유는 해외 계열사 간 내부거래 때문이다. 넥센그룹은 지난해 매출액의 8.8%인 2405억원을 국내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고, 해외 계열사와는 43.2%인 1조1773억원을 기록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이 중견기업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에 대해 “넥센타이어는 매출액의 8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해외 판매법인에 판매 후 최종 고객에게 재판매하는 구조”라며 “공시된 내부거래액의 대부분은 해외 판매를 위한 당사의 현지 판매법인에 이전된 금액으로, 수출기업의 특성에 따른 것이지, 통상적인 의미의 내부거래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자산총액을 확인할 수 있는 계열사만을 대상으로 집계했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올해 9월 말 자산총액이 확인 가능한 계열사를 대상으로 했으며, 감사보고서 제출 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총액을 조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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