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홀딩스 인적분할이 만든 ‘세대별 역할 분담’… 3세는 지주사, 4세는 바이오

시간 입력 2025-12-05 07:00:00 시간 수정 2025-12-04 17: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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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홀딩스, 11월 인적분할로 삼양바이오팜 신설…성장동력 ‘바이오 사업’ 영위
분할 후 세대별 보유 지분율, 3세대 삼양홀딩스 29.81% vs. 4세대 삼양바이오팜 22.68%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 삼양바이오팜 보유 지분율 4.23%로 4세대 중 최다

삼양홀딩스의 인적분할 이후 총수일가 3세와 4세의 지분 구조의 이동 방향이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3세대는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중심으로 지분을 확대하는 반면, 4세대는 신설법인 삼양바이오팜으로 지분을 옮기고 있다.

이는 이번 인적분할이 단순한 회사 구조 개편이 아니라, 4세대가 향후 그룹 미래 먹거리의 실질적 주체로 자리 잡는 과정으로 읽힌다. 즉, 인적분할의 수혜자는 단순히 사업부가 아니라 세대 교체의 진입선에 서 있는 4세대로 평가 받고 있다. 

◇ 삼양홀딩스, 인적분할로 ‘삼양바이오팜’ 신설…지배구조 재정비

앞서 삼양홀딩스는 올해 의약·바이오 사업을 별도 회사로 떼어내기 위해 인적분할 방식을 선택했다. 기존 삼양홀딩스 주식을 유지한 상태에서 동일한 지분율로 신설회사 삼양바이오팜의 주식을 배정받는 방식이다.

기존 삼양그룹 지배구조에는 최정점에 삼양홀딩스가 있고, 밑에 삼양엔씨켐, 삼양사 등 핵심 계열사가 자회사로 위치해 있었다. 이번에 물적분할(수직 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수평 분할)을 택하면서 삼양홀딩스와 삼양바이오팜이 모회사-자회사로 엮이는 게 아닌 별개의 기업으로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삼양홀딩스는 지난 5월 말 분할 공시를 진행한 뒤,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를 승인했다. 이후 11월 1일 삼양바이오팜이 공식적으로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고, 3일 분할등기를 마친 후 24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삼양홀딩스는 급변하는 제약·바이오 산업 환경 속에서 의사결정 속도와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 분리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분할 이후 지주사인 삼양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로서 자회사 관리와 투자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삼양바이오팜은 독립 경영을 통해 연구개발·사업확장 등 핵심 의약바이오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 삼양홀딩스-삼양바이오팜, 수평 분할로 세대별 독립적인 승계 축 완성

삼양그룹이 인적분할로 내세운 명분은 ‘바이오 사업 전문성 강화’지만, 실제 지분 이동에서 드러난 것은 세대 간 승계 축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CEO스코어데일리와 본지 부설 연구소인 CEO스코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토대로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분할 전인 10월 21일 기준 총수일가 3세대 12명(배우자 포함)의 삼양홀딩스 지분율은 25.93%, 4세대 13명의 삼양홀딩스 지분율은 12.41%였다.

그러나 분할상장일인 11월 24일 기준, 지분 구조는 크게 변화했다. 주식 매수 등을 통해 3세대의 삼양홀딩스 지분율은 29.81%로 상승했고, 삼양바이오팜 지분율은 20.20%로 삼양홀딩스 보유 지분율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4세대는 삼양홀딩스 지분율이 8.53%로 줄어든 가운데 삼양바이오팜 지분율은 22.68%로 늘어났다. 4세대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삼양바이오팜의 핵심 주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 3세대, 지주사 지분 일제히 확대… ‘홀딩스 중심’ 안정적인 지배력 강화

3세대 일가의 지분 이동을 개별적으로 보면, 지주사 중심으로 지분을 늘리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분할 전 4.02%였던 삼양홀딩스 지분율을 분할상장일 기준 4.93%로 0.91%p 확대했다. 김윤 회장 동생인 김량 삼양사 부회장 역시 같은 기간 3.79%에서 4.69%로 0.9%p 상승했다.

김윤 회장의 사촌인 김원 삼양사 부회장의 삼양홀딩스 지분율은 6.13%에서 6.59%로 0.46%p 늘었다. 김원 부회장은 현재 오너일가 중 삼양홀딩스 최대주주다.

김원 부회장의 동생인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의 삼양홀딩스 지분율은 5.60%에서 5.99%로 0.39%p 확대됐다.

3세대 배우자들도 지주사 지분을 늘렸다. 대표적으로 김윤 회장의 배우자 김유희는 분할 전 0.31%였던 삼양홀딩스 지분율을 0.59%까지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 등 4세대, ‘바이오’ 지분 확보…차세대 성장 축 잡기 전략

반면, 4세대는 삼양바이오팜 지분율을 빠르게 늘렸다.

김윤 회장의 장남인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은 분할기준일 기준 3.23%였던 삼양바이오팜 지분율을 분할상장일 4.23%까지 1.00%p 끌어올렸다. 4세대 중 가장 많은 삼양바이오팜 지분을 확보했다.

김건호 사장은 4세대 중 유일하게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로, 삼양바이오팜 지분 확대가 향후 사업 역할 분담과 직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건호 사장은 현재 삼양홀딩스 전략총괄 겸 삼양사 화학2그룹장으로 바이오 사업엔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지 않다.

이어 김윤 회장의 차남인 김남호도 삼양바이오팜 지분율을 기존 1.75%에서 3.34%로 1.59%p 확대했다. 김남호는 아직까지 삼양그룹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그가 미국 존스홉킨스대 생명공학 박사 출신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삼양바이오팜 경영에 관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또 김량 부회장의 장남 김태호 역시 같은 기간 삼양바이오팜 지분율을 2.05%에서 3.60%로 1.55%p 늘렸다.

이 흐름이 지속될 경우 삼양그룹의 미래 지배 구조는 ‘삼양홀딩스 중심의 3세대’와 ‘삼양바이오팜 중심의 4세대’가 나란히 존재하는 이원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삼양그룹의 중장기적 지배구조와 승계 로드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인적분할의 배경에 대해 “기존에 바이오 사업이 지주사 안에 있다 보니까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고, 경영효율을 제고하기 위해 (바이오 사업을) 분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그룹에서 장기적으로 키워가는 사업”이라며 “실적도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대별로 보유한 삼양홀딩스와 삼양바이오팜 지분율 차이에 대한 질문에는 “개인 주주 간 거래이므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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