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음료 오너 3·4세 ‘줄줄이 승진’…글로벌·신사업 맡으며 실권 다진다

시간 입력 2025-11-27 17:30:00 시간 수정 2025-11-28 06: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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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CJ·농심·삼양·SPC, 1970~1990년대생 오너 전면 배치
‘핵심전략·신사업’ 주도…입사 5~7년만에 임원 달며 초고속 승진

위에 줄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이선호 CJ 미래기획그룹장 △신상열 농심 미래사업실장과 아래 쪽 왼쪽부터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 △허진수 SPC그룹 부회장 △허희수 SPC그룹 사장. <사진제공=각 사>
위에 줄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이선호 CJ 미래기획그룹장 △신상열 농심 미래사업실장과 아래 쪽 왼쪽부터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 △허진수 SPC그룹 부회장 △허희수 SPC그룹 사장. <사진제공=각 사>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유통·식음료 기업 오너 3·4세들의 초고속 승진이 잇따르며 승계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올해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요직 배치가 아니라 신사업 확대, 글로벌 전략, 포트폴리오 전환 등 핵심 사업에 오너 3·4세를 투입하는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1975년생·오너 3세)이 올해 임원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로 선임되며 그룹 신성장 전략의 최전선으로 올라섰다. 

일본 롯데와 롯데케미칼 일본법인에서 해외 사업 경험을 쌓고, 지주 미래성장실에서 글로벌 투자·신사업 전략을 실무적으로 총괄해온 신 부사장은 지주에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도 중심 역할을 맡는다. HQ 체제를 폐지하고 계열사 독립경영을 강화하는 롯데의 최근 변화 속에서 중장기 전략의 실질적 허브가 3세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대교체 흐름은 CJ그룹에서도 뚜렷하다. 올해 그룹 미래기획그룹장으로 임명된 이선호 미래기획실장(1990년생·오너 4세)은 콘텐츠·푸드·물류 계열을 아우르는 신규 사업 발굴과 글로벌 투자 전략을 총괄한다. AI 기반 콘텐츠 사업, 글로벌 패키징, 해외 푸드 사업 강화 등 CJ의 중장기 성장축을 실무 차원에서 직접 설계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핵심 전략 조직의 수장을 30대 오너 4세에게 맡긴 것은 CJ가 전사적 세대 전환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농심 오너 3세 신상열 부사장(1993년생)은 2019년 경영기획실 입사 후 6년 만인 올해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현재 미래사업실을 이끄는 그는 스마트팜, 신기술·브랜드 기반 M&A, 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 먹거리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농심이 미래사업실을 ‘세 번째 경영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힌 만큼, 신 부사장의 역할이 그룹 장기 성장과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양식품의 전병우 COO(1994년생·오너 3세) 역시 2019년 입사 후 약 6년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는 글로벌 ‘불닭’ 브랜드 사업을 총괄하며 미국·중국 중심의 해외사업 확장을 주도해 왔고, 중국 자싱공장 설립 등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에도 관여했다. 이번 승진으로는 ‘삼양1963’ 프로젝트를 맡아 브랜드 정통성 회복과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한다. 우지사건 36년 만의 복원이라는 상징성까지 갖춘 사업을 오너 3세에게 맡긴 셈이다.

SPC그룹에서는 오너 3세 형제가 동시에 전면에 배치됐다. 허진수 사장(1977년생)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진출을 총괄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글로벌BU장 직책을 유지하면서 그룹 혁신 과제를 책임지는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 의장 역할까지 맡는다. 허희수 부사장(1978년생)은 사장으로 승진해 비알코리아 최고비전책임자(CVO)로서 배스킨라빈스·던킨 브랜드 혁신과 미국 ‘치폴레’의 한국·싱가포르 도입을 주도하며 외식 포트폴리오 확장을 이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라 글로벌 확장과 신사업 투자를 위한 체질 전환 전략의 일환”이라며 “주요 그룹의 중장기 사업 구조가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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