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익재단 이사 5명 중 1명 계열사 출신 임원…“퇴직임원 자리보전용” vs “경영노하우 공익 접목”

시간 입력 2025-11-13 07:00:00 시간 수정 2025-11-12 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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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공익재단 중 9곳, 이사진에 삼성 임원 출신 선임
92명 중 21명(22.8%)이 계열사 출신…5대 그룹 중 가장 많아
이부진·서현 등 총수 일가, 장학재단·복지재단 이사장 직접 맡기도
공익위한 전문가나 외부인사 대신 퇴직임원 ‘자리보전용’ 지적도
삼성재단 “계열사 경영노하우 공익에 접목…투명성 지속 강화”

삼성그룹 산하 공익법인 이사회가 그룹내 주요 계열사의 전직 임원들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내 13개 공익법인 이사진의 69%가 계열사 임원 출신 인사로 포진하면서, 공익을 목적으로 한 재단의 독립성·투명성 확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CEO스코어데일리와 본지 부설 연구소인 CEO스코어가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 자료를 토대로 국내 5대 그룹(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의 주요 공익재단(비영리재단)의 이사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삼성그룹 산하 공익법인 13곳 중 9곳(69%)이 최근 5년 내 삼성 계열사 임원 출신 인사를 이사(임원 포함)로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산하 공익재단이 당초 공익목적에 부합하는 관련 전문가나 인사 대신에 사실상 그룹내 각 계열사 퇴직 임원들의 출구로 활용되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 공익법인의 임원출신 비율은 △SK(23곳 중 7곳, 비중 30%) △현대차(6곳 중 4곳, 67%) △LG(7곳 중 1곳, 14%) △롯데(6곳 중 1곳, 17%) 등 다른 대기업 집단과 비교해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 삼성 임원 출신이 ‘5명 중 1명 꼴’…이부진·이서현 등 오너일가가 이사장 맡아

삼성 공익법인 가운데 계열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곳은 △두을장학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미소금융재단 △삼성복지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언론재단 △삼성의료재단 △성균관대학교 △충남삼성학원 등 총 9곳에 달한다. 반면, 삼성꿈장학재단, 호암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등 4곳은 삼성 계열사 출신 임원 인사가 한명도 없었다. 

삼성그룹내 13개 공익재단 이사진 92명 중 21명(22.8%)이 삼성 계열사 출신으로, 5명 중 1명은 전직 삼성 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을장학재단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이사장을 맡고 있고, 삼성복지재단은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두 재단은 그룹 오너 일가가 직접 이사회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내 공익재단 이사진에는 그룹내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출신 임원들이 폭넓게 포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재단별로 살펴보면 △삼성문화재단 류문형(삼성전자) △삼성미소금융재단 박준규·전영묵(삼성생명) △삼성생명공익재단 한승환(삼성물산) △삼성언론재단 조근호(삼성물산) △삼성의료재단 황득규(삼성전자), 한승환(삼성물산) △성균관대학 주영수(삼성전자), 육현표(삼성글로벌리서치), 이문화(삼성화재), 한승환(삼성물산) △충남삼성학원 허철·산준호·이진수·임영재(삼성디스플레이), 김윤태·최주선(삼성SDI) 등이다.

특히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대표이사 출신인 한승환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의료재단, 성균관대학 등 공익재단 3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충남삼성학원, 이사회 중 66.7%가 삼성디스플레이 및 삼성SDI 출신

또한 삼성 공익재단 중, 설립 목적상 그룹내 특정 계열사가 이사진을 모두 총괄하는 곳도 있었다.

충남삼성학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본사와 생산공장이 위치한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충남삼성고등학교와 삼성샛별유치원을 운영 중인데, 이사 9명 가운데 6명(66.7%)이 삼성디스플레이 또는 삼성SDI 출신이다. 또한 이사장도 줄곧 삼성 출신 인사가 도맡고 있다. 충남삼성학원 설립 당시 이사장은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었고, 지난 2월에는 최주선(삼성SDI 대표이사) 전 이사장이 사임한 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신규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충남삼성학원은 지난 2013년 설립 당시 출연자가 삼성디스플레이였으며, 학생 및 원아 대부분이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자녀로 구성돼 있다.

◇ 삼성 측 “계열사에서 인정받은 경영 노하우를 공익사업에 접목”

다른 그룹의 공익재단이 사업목적에 부합하는 전문가나 덕망있는 외부 인사들을 영입 하려는 움직임과 달리, 삼성은 여전히 계열사 임원 출신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제 삼성 공익법인 대부분이 그룹내 전현직 인적 네트워크로 얽혀 있어, 당초 공익적인 목적보다 그룹내 이해관계를 대변하거나 독립적인 경영이 힘들다는 지적이 일기도 한다. 또한 각 계열사 임원들이 퇴직 후 재단 이사회로 이동하는 형태가 정례화되면서, 내부 구성원에 대한 자리보전용 성격이 강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삼성측은 그룹내 각 계열사에서 쌓은 경영 노하우를 공익사업에 접목시킬 수 있는 적임자를 선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학재단, 복지재단 등의 이사장을 직접 총수 일가가 맡고 있는 것도, 공익재단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강조했다.

삼성문화재단 관계자는 “삼성복지재단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복지재단의 설립 취지를 계승하고 사회공헌 사업을 더욱 발전시킬 적임자’라고 판단해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문화재단 류문형 이사, 삼성생명공익재단 한승환 이사는 재단의 운영에 책임이 있는 상임이사로 삼성 계열사에서 인정받은 경영 노하우를 삼성의 공익사업에 접목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인선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재단은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인사들을 이사로 모시고 있고, 관련 법령 등에 따라 특수관계자 이사 선임 비율 제한 및 임직원 채용 금지 조항을 준수하고 있다”며 “또한 외부 감사,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를 통해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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