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금융포럼] “책무구조도, 제재 아닌 예방의 장치…이제 임원 스스로의 책임”

시간 입력 2025-10-17 07:00:00 시간 수정 2025-10-16 18: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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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CEO스코어데일리 금융포럼서 ‘금융권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 방안’ 토론
고동원 성대 법전원 교수·최범전 금감원 팀장·홍명종 세종 변호사·김대종 세종대 교수 참여

(왼쪽부터) 최범전 금감원 팀장, 고동원 성균관대 명예교수, 홍명종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김대종 세종대 교수가 CEO스코어데일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금융권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 방안’ 금융포럼 패널토론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이전까지 금융사의 내부통제 규율은 형식적이고 절차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서 임원별 사전 책임 범위가 명확해졌다. 이제 내부통제는 준법감시인의 업무라기보다 담당 임원 스스로의 책임으로 인식되는 변화가 올 것이다.”

최범전 금융감독원 감독총괄국 팀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9회 CEO스코어데일리 금융포럼–금융권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 방안’에서 토론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책무구조도의 역할과 향후 방향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은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최범전 팀장, 홍명종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가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회사 규모 작을수록 내부통제 필요성 더 클 수 있어…빠르면 내년 책무구조도 의견 수렴”

최 팀장은 “일각에서는 책무구조도가 결국 경영진과 대표이사를 제재하기 위한 ‘잘 갈아진 칼’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제재는 주목적이 아니다”라며 “제재는 사후적 수단일 뿐, 책무구조도는 예방적 차원의 장치이자 금융사 임직원들이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체화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는 금융사 규모에 따라 책무구조도를 차등 적용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규모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소규모 금융사들은 규제 준수 비용이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완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오히려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내부통제의 필요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당분간 소규모 금융사에 대한 규제 완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책무구조도가 안착하는 과정에서 여러 개선 과제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시점에 금융당국 차원에서 제도를 보완해 규제 준수 비용이 과도하지 않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의 성장과 혁신,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 규제의 유연성도 필요하며, 금융당국 역시 이에 공감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 중 책무구조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와 의견 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최범전 금융감독원 감독총괄국 팀장이 책무구조도 도입 취지와 의미를 설명 중이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패널토론 좌장을 맡은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앞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사외이사들도 책무구조도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사외이사에게도 책무구조도에 따른 지배구조법상 제재가 가능한지 궁금하다. 내부통제 관련 사안은 이사회에서 논의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라고 질문했다.

이에 홍명종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개념적으로는 책무구조도의 제재 대상에 사외이사도 포함될 수 있지만, 금융감독 차원에서는 상근 임원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외이사는 대부분 비상근으로, 접근 가능한 정보의 양이나 권한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홍 변호사는 이어 “사외이사가 다른 직업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정보 접근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홍 변호사의 취지가 기본 틀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현재 대부분의 금융사는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내부통제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표이사의 총괄관리 의무나 보고 의무 위반이 드러날 경우, 개인 제재는 어렵더라도 공동적 조치가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비상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책무구조도에 반영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증권사·보험사·자산운용사 등은 소유구조가 집중돼 있고, 소유주의 2세·3세들이 사장이나 부사장 직함으로 비상근으로 일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의사결정권을 행사한다면, 상근·비상근 여부와 관계없이 책무구조도 적용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이전에 컨설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비상근 사외이사라 하더라도 회사의 의사결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는지 여부가 책무구조도 적용 대상 선정의 주요 기준이 될 수 있다.

최 팀장은 또 “책무구조도에서 책무의 누락·중복·편중이 발생하면, 이를 대표이사의 총괄관리 의무 누락으로 간주해 제재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준법감시인 중심으로 책무의 누락이나 중복, 편중이 없도록 책무구조도를 작성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널토론 좌장을 맡은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의 질의에 홍명종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답변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금융사 스스로 내부통제 잘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책무구조도, 변화의 마중물”

고동원 명예교수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됨으로써 금융사고 발생 시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가 마련된 것 같다”며 “이는 촘촘한 규제를 통해 금융사들로 하여금 내부통제에 더 집중하게 하는 취지이며, 결과적으로 내부통제의 발전과 금융사고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금융사들이 스스로 내부통제를 생활화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럴 때 금융사고가 사회에 끼치는 부담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이며, 책무구조도가 그 변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책무구조도는 임원별로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업무를 명확히 규정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는 횡령, 미공개정보 이용, 불완전판매, 불법계좌 개설 등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023년 12월 8일 국회를 통과해 지난해 2월 공포되면서 제도 시행이 본격화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열린 ‘소비자·서민 중심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금융사가 수익성에만 매몰되지 않고 소비자 보호를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을 수 있도록 책무구조도 정착과 소비자 보호 조직의 역할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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