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가 곧 경쟁력…배터리 업계, ‘특허소송’ 격화

시간 입력 2025-09-06 07:00:00 시간 수정 2025-09-05 17: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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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산업 물밑 전쟁, 기술 우위 기반 특허 늘렸다
올 상반기 등록 특허, LG 4만건·삼성 2만건 웃돌아
LG엔솔, 라이선스 시장 구축…특허 무임승차 대응
SK넥실리스·솔루스첨단소재, 한·미·유럽 소송전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업계가 물밑에서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기술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거세지는 모습이다. 배터리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지식재산권(특허)로 자산화하면서 침해 사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기술 장벽을 쌓아 올리고 있다.

2일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유현황을 살펴봤을 때, 지난해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상반기 등록 특허가 국내 1만1514건, 해외 3만2330건으로 총 4만3844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등록 특허 3만4726건보다 9118건 늘었다.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등록 특허가 국내·해외 총 2만209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만1248건보다 842건 증가하면서 국내, 해외 모든 특허가 증가했다.

특허는 기업의 기술 투자에 대해 일정기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오랜기간 투자한 연구개발을 통해 얻은 성과에 대한 권리와 보상을 보장하고 그 기간은 몇 년에서 수십 년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ESS 등 배터리를 활용한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무분별한 기술 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 특허’ 1000여건 중 약 580여건에서 경쟁사의 침해가 확인됐다.

삼성SDI가 유럽 최대 에너지 전시회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삼성SDI>

선두 기업의 기술에 대한 특허를 후발 기업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나소닉과 함께 특허관리 전문기업 튤립 이노베이션(Tulip Innovation), 파나소닉에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 관련 특허 라이선스 협상 및 소송을 대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불법적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는 소송 및 경고 등을 통해 강경하게 대응하고 글로벌 배터리 특허 라이선스 시장을 조성해 배터리 산업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선도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튤립이노베이션에 특허 침해 소송을 대행한지 1년이 지난 올해 5월 중국 배터리 제조사 신왕다(SVOLT)를 상대로 한 두 건의 분리막 SRS 코팅 관련 특허 침해 소송에서도 승소해 독일에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 내 처음으로 판매 금지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어 7월 또 한번의 특허 침해 판결을 이끌어내면서 3번째 승소 판결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계의 표준을 제시하는 ‘룰 세터(규칙을 만드는 사람)’로서 고유의 기술을 보호하고 합리적인 라이선스 시장 구축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왼쪽)SK넥실리스 정읍공장과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공장. <사진=각사>

배터리 산업 내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 사이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놓고 특허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

SKC의 동박 제조사인 SK넥실리스와 솔루스첨단소재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최근 미국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특허권 침해 금지 사건과 관련해 2차 수정 소장을 제출하면서 연방 영업비밀보호법(DTSA)과 텍사스주 영업비밀법(TUTSA)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소장의 주요 내용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가 동박 제조 공정의 핵심인 △첨가제 레시피 △전해액 운전 조건 △드럼 관리 방법에 관한 영업비밀을 부정 취득·사용한 정황이 담겼다. 이는 SK넥실리스가 수년간 연구개발과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경쟁력이라는 입장이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텍사스 동부지방 법원에 제출한 2차 수정 소장 변경 요청에 대한 반박서를 제출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SK넥실리스가 주장하는 영업비밀침해가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첨가제 레시피 등의 동박 제조 공정은 SK넥실리스가 시장에 진출하기 전부터 이미 범용적으로 사용돼 왔다”며 “특히 문제삼은 대부분의 기술은 1960년대에 설립된 유럽 자회사 ‘써킷포일룩셈부르크(Circuit Foil Luxembourg, CFL)’에서 독자적으로 개발 및 사용했다”고 말했다.

SK넥실리스 관계자가 동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넥실리스>

SK넥실리스는 텍사스 동부지방 법원에 2차 수정 소장을 제출하고 유럽에서도 솔루스첨단소재를 상대로 한 특허 침해 소송을 개시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국내 동박사 중에서 유일하게 유럽 내 생산거점을 갖추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솔루스첨단소재 계열사가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는 동박 제품이 특허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유럽 통합특허법원(UPC)에 2건의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서 SK넥실리스는 침해 제품의 제조·사용·판매 중지뿐만 아니라, 이미 유통된 제품의 재고 회수와 폐기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청구했다.

유럽 통합특허법원(UPC)은 단일 판결로 독일, 프랑스 등 17개 회원국 전체에 효력이 미치는 강력한 사법 권한을 가지고 있어, 특허침해가 인정될 경우 즉시 판매금지 등의 구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미국과 동일하게 당사가 확보하고 있는 여러 선행문헌과 선행제품으로 동일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양측 누구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해당 소송전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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