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간판’ 삼양과 격차 커져…농심·오뚜기, 내수 한계 극복 ‘안간힘’

시간 입력 2025-08-07 07:00:00 시간 수정 2025-08-06 16: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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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 수출’ 특수에도…농심·오뚜기 1분기 수익성 ‘하락’
해외 법인 설립하고 수출 공장 짓고, 브랜드 경쟁력은 ‘숙제’

농심의 건면 생산시설인 녹산공장 전경. <사진제공=농심>

국내 라면 시장 주요 기업인 농심과 오뚜기가 내수 시장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수출 전용 공장 설립과 해외 생산법인 확충 등에 적극 나서며 외형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 중심의 확장 전략이 수요와 맞물리지 않을 경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7일 농심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3월 2029년까지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해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오뚜기 또한 최근 ‘글로벌 도약 원년’을 선포하고,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조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K-푸드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세와도 맞물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라면 수출액은 7억3172만달러(약 1조18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수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한류 콘텐츠와 함께 한국 라면의 매운맛과 간편성 등이 부각되며 미국과 유럽, 동남아 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국내 라면 시장의 대표 주자인 농심과 오뚜기는 이 같은 특수를 누리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농심의 1분기 매출은 89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7% 줄어든 56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뚜기 매출은 9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5% 감소한 575억원에 그쳤다.

양사 모두 내수 판매 의존도가 높다보니 K-라면 수출 증가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심의 내수 비중은 62.1%, 오뚜기는 90% 수준이다. 

물론 농심과 오뚜기도 라면 수출 품목군이 다양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제한적이라 약점이 있다. 양사의 수출 주력 브랜드인 ‘신라면’과 ‘진라면’도 내수용 제품과 차별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1분기 매출은 5290억원,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7.1%, 67% 늘었다. 불닭볶음면은 매운맛이라는 명확한 콘셉트와 SNS 바이럴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북미와 유럽 소비자의 입맛을 빠르게 사로잡았다. 이 때문에 국내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불닭볶음면 발주 중단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농심과 오뚜기는 수출국가를 확대하기 위해 국내에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글로벌 단위의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오는 2026년 하반기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과 2027년 울산삼남물류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 녹산 공장이 생산에 돌입하면 농심의 수출 라면 생산량은 연간 총 12억개로 늘어난다. 현재의 약 두 배다. 앞서 올해 3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 유럽 (Nongshim Europe B.V.)’을 설립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이 가진 품질과 맛으로 모든 세계인의 삶에서 매콤한 행복을 준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역시 각각 2026년, 2027년 울산 글로벌 물류센터와 미국 캘리포니아 생산공장 완공이 예정됐다.

오뚜기 관계자는 “내년 4월 글로벌 로지스틱센터를 완공하고 2027년에는 오뚜기푸드아메리카 생산거점을 구축해 오는 2030년 글로벌 매출 목표 1조1000억원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외 수출용 생산라인 확충이 곧바로 해외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현지화 전략 및 현지 수요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보다 시장별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과 브랜드 차별화가 해외 성과의 핵심”이라며 “특히 K-푸드 붐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장기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수요 기반 전략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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