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등 불확실성 산적…한은, 금리 연 2.50% 동결
고강도 대책 발표한 정부…한은도 한 차례 숨 고르기 돌입
금통위 6명 중 4명은 3개월 내 금리 인하 必…8월 인하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저성장 국면 가능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는 있으나,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이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한 것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한국은행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무역협상·부동산 과열…한국은행, 한 차례 숨 고르기 돌입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재의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5월 0.25%p(포인트) 금리를 낮춘 뒤 이번에는 동결을 택한 것이다.
금통위는 국내경제가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무역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는 판단 아래 금리를 한 차례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소비가 경제심리 개선과 추경의 영향으로 점차 회복되고, 수출은 미국의 관세부과 등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향후 성장경로는 대미 무역협상의 전개 상황, 그리고 내수 개선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과 미국의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수출과 성장경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대다수 국가에서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되고 중국, EU 등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면서 무역갈등이 격화될 경우에는 이들 국가들을 통한 간접효과가 우리나라의 직접적인 수출 둔화 효과보다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부동산 시장 과열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으며,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성장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에 따른 상방리스크와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모두 존재하며, 특히 7월 말까지 3주간의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성장경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그 전개상황을 점검한 후에 대응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 낮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봤다”며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된 것은 물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며,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 고강도 부동산 대책 발표한 정부…한은, 대책 효과 살피기
특히 이번 금리 동결은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지난 6월 27일 발표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가계대출 등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해정해진 상황에서 한은 역시 금리를 동결하고 한 차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6월 넷째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3% 상승하며 지난주(0.36%)보다도 상승폭이 더 커졌다. 이는 2018년 9월 둘째주(0.45%) 이래 약 6년 9개월(352주) 만에 최대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의 고강도 규제를 내놨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통방 이후 정책 여건의 가장 큰 변화는 금융안정 측면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통해 과도한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주택시장의 과열 심리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최근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의 효과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통위가 통방 의결문을 통해 ‘주택시장은 서울 등 수도권이 과열양상을 나타내다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시행 이후 다소 진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표현한 만큼, 627 부동산대책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생각도 엿볼 수 있었다. 증권가에서 8월 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대목이다.
◆ 올해 통화정책 방향에 쏠리는 눈…힘 실리는 8월 인하론
실제로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의 3개월 내 금리 전망을 살펴보면 4명은 현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의견을, 나머지 2명은 2.50%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열린 금통위 때와 동일한 의견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여섯 분 중 네 분은 현재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 놔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의 진전, 정부의 부동산 대출 관리 정책의 효과 등을 살펴보면서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면서 금리를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게 골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나머지 두 분은 3개월 이후에도 2.5% 수준으로 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라며 “금융안정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고,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2%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봐야 하는 만큼 3개월 시계에서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경제 상황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느냐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안정된 물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낮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의 인하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 금융안정 리스크가 급증한 데다 재정 및 관세정책 등과 관련한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추가 인하의 시기와 폭은 향후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오는 8월 열릴 통방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과열 양상이 이번 정책으로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어렵겠으나, 인하 속도를 완전히 둔화시킬 만큼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영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인하 시점이 10월로 미뤄질 수 있는 우려는 있으나, 저성장 기조가 크게 변화하는 상황이 8월 인하 후 연내 동결 전망한다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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