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AI 시대’ 초고압변압기 물 만났다…2분기도 실적개선 ‘청신호’

시간 입력 2025-06-23 18:00:00 시간 수정 2025-06-23 16:06:45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창원·멤피스 공장 증설…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 2배↑
전력 시장 성장세 발맞춰 전력기기 품질·납기 역량 키워
변압기·차단기 등 앞선 기술력으로 2분기 실적 순항 기대

효성중공업이 지난 2023년 스코틀랜드에 공급한 초고압변압기. <사진=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이 올 상반기 창원 공장 증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인공지능(AI) 시장이 성장하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분배하기 위해 초고압변압기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은 수주 일정에 맞춰 양산이 가능하도록 생산능력 확보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구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이번달 중으로 창원공장 초고압변압기 증설 준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지난해 6월 투자 계획을 밝힌 지 1년 만이다.

효성중공업은 폭증하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효성중공업은 경남 창원과 미국 멤피스 공장 증설을 통해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1.4배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총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창원공장에 약 333억원, 멤피스 공장에 약 7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선 효성중공업의 초고압변압기 마더플랜트인 창원공장의 경우, 신규 시험실을 구축하고 생산설비를 증설해 생산능력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 멤피스 공장은 시험 라인을 추가하고 시험·생산설비를 증설한다.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현재 대비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두 증설이 마무리되면 초고압변압기 총 생산능력이 약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 확대 기조는 대규모 수주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전력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유럽 전력 시장은 AI 산업, 신재생에너지 등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송전망 투자확대로 연평균 8.6%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수주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송전업체와 초고압변압기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 초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5월에는 영국 스코틀랜드 송전업체와 85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유럽은 세계 유수 전력기기 제조사가 경쟁하는 곳으로 인증 기준과 품질, 납기 조건 등이 까다로운 시장으로 분류된다. 여러 유럽 국가에서 품질 신뢰를 쌓아 올린 효성중공업은 장기공급계약을 레퍼런스로 활용해 진입장벽이 높은 유럽 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효성중공업은 약 1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지난 1분기에만 2조85억원의 신규 수주를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759억원 대비 45.9% 늘어난 수치다.

효성중공업이 차단기 누적 생산 10조원을 달성하고 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진=효성중공업>

이처럼 전력산업의 핵심인 전력기기 수요 증가로 효성중공업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2분기 효성중공업 매출액은 1조3342억원, 영업이익은 1295억원이다.

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이 추가 수주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현재 효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3년 가량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수준이고,  현재 추가 증설분도 길어질 호황에 대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효성중공업은 변압기뿐 아니라 차단기에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 지난해 차단기 누적 생산 1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차단기는 송전선로, 변전소 등에서 고장·이상 전류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전류를 차단해 전력기기를 보호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전력기기다.

변압기 등 전력기기가 늘어날수록 차단기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인 셈이다. 최근 미국에서 초고압차단기 수주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효성중공업은 기존 초고압변압기 고객사를 대상으로 관련 영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맞물려 수주 증가 여력도 여전히 높다고 판단된다”며 “글로벌 전력 시장 호황의 수혜는 적어도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