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포털 ‘다음’ 떼어내 새 법인 ‘AXZ’로…기술·콘텐츠 융합 실험 박차
다음, 점유율 40%→3%로 급락…노조 반발 속 포털 명예회복 주목

토종 포털 ‘다음(Daum)’이 새 이름 ‘AXZ’로 독립 출범하며 재도약을 선언했다. <출처=카카오>
인터넷 1세대 상징이던 토종 포털 ‘다음(Daum)’이 새 이름 ‘AXZ’로 독립 출범하며 재도약을 선언했다. 2014년 카카오와의 합병 이후 11년 만의 조직 분리이자, 실험과 리브랜딩을 전면에 내세운 변화로 해석된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5월, 포털 다음을 담당하던 콘텐츠 CIC(사내독립기업)를 분사해 ‘다음준비신설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6월 새 사명을 ‘AXZ(에이엑스지)’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AXZ(에이엑스지)는 ‘시작(A)과 끝(Z)을 연결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AXZ를 기존 포털의 틀을 넘어서는 실험적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기술과 콘텐츠를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다음의 독립 법인 설립과 새 사명 ‘AXZ’ 확정을 계기로, 포털 시장에서 다시 한번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음은 1995년 설립 이후 ‘한메일’과 ‘다음 카페’ 등을 앞세워 한때 네이버와 국내 검색 시장을 양분했던 국민 대표 포털이었다. 그러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플랫폼의 공세, 그리고 모바일 중심 환경으로의 전환 속에서 영향력이 급격히 줄었다.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전성기 시절 40%를 넘었지만, 이달 10일 기준 3.01%로 존재감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네이버(55.85%), 구글(33.02%)에 이어 MS의 빙(Bing)에도 밀려 4위로 전락한 상태다. 또한 트래픽 감소에 따른 포털 비즈니스 매출도 3년 새 20% 이상 감소했다. 포털 ‘다음’과 카카오스토리 등이 포함된 카카오 포털비즈 사업 매출은 2022년 약 4240억원에서 2024년 3320억원으로 줄었으며, 2025년 1분기 역시 전년 대비 12% 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구조적 위기 속에서 카카오는 다음을 사내 독립기업으로 분리하고, ‘AXZ’라는 새 법인을 세워 민첩한 의사결정과 기술 실험의 자율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AXZ의 수장은 기존 콘텐츠 CIC를 이끌어온 양주일 대표가 맡았다. 조직 재편과 함께 프론트엔드·백엔드 개발자를 중심으로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획, 개발, 인프라, 보안 등 핵심 분야에서 역량 있는 인재를 적극 채용해 기술력과 사업 추진력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주일 AXZ 대표는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며 “더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 아래에서 포털 ‘다음’의 재도약을 위해 새로운 실험과 도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AXZ는 ‘콘텐츠 혁신’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재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로고를 흑백 톤으로 전면 교체한 데 이어, 뉴스 큐레이션 챗봇, 숏폼 콘텐츠 탭 ‘루프’ 등 실험적인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다음 앱을 전면 개편하며, 하단에 △홈 △콘텐츠 △커뮤니티 △쇼핑 4개의 탭을 새롭게 배치했다. ‘홈’은 개인화된 콘텐츠와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고, ‘콘텐츠’는 다음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도가 높은 뉴스, 전문 채널, 숏폼·롱폼 영상 등을 모아 보여준다. ‘커뮤니티’는 이용자 간 소통을 강화하는 공간이며, ‘쇼핑’은 콘텐츠 기반 커머스로 연결되는 탭이다. 이처럼 탭을 중심으로 한 구조로 접근성을 높인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특히 ‘콘텐츠’ 탭은 기존 첫 화면의 사용성을 유지하면서 언론사 뉴스, 다음 채널, 자동차+, 직장IN 등 주제별 전문 콘텐츠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콘텐츠까지 폭넓게 제공한다. ‘커뮤니티’ 탭은 이용자들이 소통하며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AXZ는 앞으로도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며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한 단계적 업데이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콘텐츠 기반 커머스 확장, 멀티샵 개편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의 고도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다음의 새 법인 분사를 두고 내부 반발도 존재한다. 노동조합측은 “수익성이 낮은 자산을 떼어내는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했고, 일각에서는 다음 브랜드의 매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앞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매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원한다면 다음을 담당하는 전 직원 모두 100% 카카오에 잔류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일축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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