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달러 규모 거래 추진설… 넥슨 지분 향방에 업계 촉각
정부 보유 NXC 지분 30%… 매각 재추진 여부도 변수
시프트업·크래프톤 이어 K-게임 영향력 확장 가속화
중국 매체 “넥슨 인수 검토 없었다” 보도, 진위 공방 예고

국내 게임 및 미디어 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 텐센트가, 이번엔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까지 노리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장이 일 전망이다. 텐센트는 이미 시프트업, 크래프톤,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의 지분을 확보하며 국내 입지를 넓혀왔다. 여기에 텐센트가 고 김정주 회장 유족과 접촉해 넥슨의 지주사 NXC 인수를 타진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한국 게임산업의 중국 종속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넥슨의 지주사인 NXC 지분 인수를 포함해 약 150억 달러(한화 약 20조원) 규모의 거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시나파이낸스와 블룸버그통신은 텐센트가 김 회장의 가족과 직접 접촉해 인수 방안을 논의했으며, 현재 유족 측은 자문단과 함께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구체적인 내용까지 전했다.
그러나 이번 인수 검토가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넥슨과 NXC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별도로 입장을 내지 않겠다”며 공식 언급을 삼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거래 구조 자체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텐센트가 인수를 추진 중인 대상이 지주사 NXC인지, 혹은 사업회사인 넥슨인지도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인수 지분 비율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넥슨 판교 사옥 <출처=넥슨>
넥슨과 텐센트가 이전부터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 왔다는 점에서, 빅딜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는 분위기다.
실제 넥슨의 대표작인 ‘던전앤파이터’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 시장에서 텐센트게임즈를 통해 서비스 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텐센트가 2019년에도 넥슨 인수에 관심을 보인 바 있으며, 이번 시도도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 기조와 맞물려 있다. 특히 텐센트는 지난 5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약 10%를 인수하며 한국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 매체 쉘재정은 텐센트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가 고 김정주 창업주의 가족과 거래를 논의한 바가 없고, 넥슨 인수를 검토한 사실도 없다”고 보도해 향후 텐센트의 넥슨 인수 시도를 둘러싼 진위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넥슨의 지주사 NXC는 故 김정주 회장의 부인 유정현 의장이 33.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녀 김정민 씨와 차녀 김정윤 씨가 각각 17.16%씩 보유 중이다. 또한 벨기에 소재 투자회사 NXMH BV가 NXC와 함께 넥슨의 44.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여기에 더해, 김 회장 별세 이후 유족 측이 약 5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NXC 지분으로 납부하면서 기획재정부가 NXC 지분 30.64%를 확보하게 됐다. 해당 지분은 이후 여러 차례 공매에 나섰으나 수차례 유찰 됐고, 현재 매각 절차는 중단된 상태다. 최근에는 IBK투자증권이 매각 주관사로 지정되며 매각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넥슨은 중국 퍼블리싱 파트너 텐센트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현지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출처=넥슨>
시장에서도 중국 텐센트의 넥슨 인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텐센트는 시프트업(34.76%), 크래프톤(13.71%), 넷마블(17.52%)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대 주주로 자리잡으며 K-게임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넓혀왔다. 넥슨 인수설까지 현실화될 경우, 텐센트는 K-게임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52%를 ‘한 리버 인베스트먼트’ 명의로 보유하고 있으며, 본사 관계자가 넷마블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한 크래프톤도 텐센트가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분 13.86%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크래프톤 창업주 장병규 의장의 지분과 불과 1%포인트 차이다. 특히 양사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동 개발했고, 텐센트는 글로벌 서비스 판권도 갖고 있다.
또한 텐센트는 지난해 상장한 시프트업의 지분 35.03%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대표작 ‘승리의 여신: 니케’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담당하며 한국은 물론 해외 매출까지 분배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 게임사들에 지분을 투자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온 텐센트가 넥슨 인수까지 성사 시킨다면, 국내 게임 산업의 판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관측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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