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안’이 지주 가치 끌어올렸다…자산운용사 ‘지주사 ETF’ 주목

시간 입력 2025-06-11 17:36:18 시간 수정 2025-06-11 17: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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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종목 이달 들어 큰 폭 상승·지주사 테마 ETF에 새정부 출범 후 150억 쏠려
기업 지배구조 개선하고 배당성향 상향 기대감…저평가된 지주사에 ‘새바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상법개정안 통과가 재추진될 것이 유력해지며, 지주사주(株)를 비롯한 수혜주들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지주사나 고배당주를 주 투자대상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함께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이는 상법개정안이 담고 있는 ‘회사 및 주주의 이익을 위해 충실히 직무를 수행’하도록 명문화한 조항이 소수주주 보호와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상법개정안은 2025년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및 주주권 강화 관련 법률 개정안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3%룰 강화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독립이사제 도입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일반주주 보호 등 내용을 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전후로 지주사주의 주가와 이를 투자 대상으로 포함하는 ETF의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거래소에 따르면 SK‧두산‧HD현대 등 지주사 종목들은 일제히 대선 전후로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SK는 이달 초 16만3400원에서 10일 종가 기준 18만7700원으로 14.9% 올랐으며, 같은 기간 두산은 19.6%, HD현대는 11.2%씩 각각 상승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ETF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현재 지주사만을 테마로 한 국내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지주회사 ETF’가 유일하다. 코스콤에 따르면 TIGER 지주회사 ETF의 1주당 가격은 정권교체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지난 4월 9일 8869원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이달 10일에는 1만3700원까지 오른 상태다.

해당 상품의 1개월 수익률은 32.42%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46.59%로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에 따르면 해당 ETF는 새 정부 출범 첫날인 지난 4일 하루에만 개인 순매수 148억5000만원이 몰리며, 국내 상장 주식형 ETF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운용 측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되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새 정부에서 상법 개정안이 가시화될 경우 지주회사들의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단순화 등 밸류업 기조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상법 개정안 추진 이외에도 국내 상장사의 낮은 배당성향을 해소하기 위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도 함께 발의됐다. 해당 법안은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법인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조치 내용을 담고 있다.

주주 권한의 강화를 통해 현재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되는 상장사의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하고, 낮은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려 궁극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상법 개정안은 윤석열 정부 시기인 지난 3월 1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통과됐으나,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재표결에 들어가며 최종적으로 재의결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정권 교체 이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지도부 구성 이후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는 상법 개정안 재발의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상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ETF를 운용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 미래에셋운용 외 타 운용사들은 지주사 테마 ETF를 새롭게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으나, 상법 개정에 따른 반사효과를 볼 수 있는 고배당주나 금융지주 관련 ETF에 대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은 4월 9일 8917원에서 6월 10일 1만2300원으로 올랐으며, 연초대비 수익률은 33.49%를 기록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도 4월 8일 1만2719원에서 6월 10일 1만5030원으로 상승했으며 ‘ACE 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도 4월 9일 9759원에서 6월 10일 1만2345원으로 올랐다.

정의현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배당확대, 이사 충실의무 강화 등 새정부의 정책은 대주주에 묶여 저평가된 지주사에 재평가를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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