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에 MLCC 시장 위축…삼성전기, 2분기 불확실성 확대

시간 입력 2025-05-13 08:59:31 시간 수정 2025-05-13 0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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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여파로 IT 수요 둔화…2분기 교육용 노트북용 MLCC 주문량 감소
MLCC 시장 경쟁 심화로 가격도 하락세…코로나 특수 이전 수준으로 하락
삼성전기 “관세 영향 제한적이지만 간접적인 부문 모니터링 필요”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2분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MLCC를 주력 제품으로 둔 삼성전기의 불확실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12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MLCC 제조사들은 미국발 관세 전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IT 세트 수요가 위축되면서 상반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MLCC는 전자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 등 IT 기기 뿐만 아니라 생활가전, 전기자동차 등 반도체와 전기회로가 있는 대부분의 전자 제품에 사용돼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노트북 출하량이 둔화되면서 노트북 제조사들의 MLCC 주문량 또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4월은 통상 교육용 노트북 구매량이 늘어나는 성수기로 꼽히지만, 앞서 지난 1분기 노트북 제조사들이 미국 관세 정책에 대비해 일부 노트북 물량을 앞당겨 출하하면서 성수기 효과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세계 PC 시장 2, 3위를 이끌고 있는 HP와 델은 올 2분기 교육용 노트북에 탑재되는 MLCC 주문량을 전 분기 대비 20~25% 가량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MLCC 시장의 성장 축을 맡고 있는 AI 서버용 MLCC는 견조한 수요를 유지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서버용 제품 역시 향후 관세 협상 방향에 따라 주문량 축소 등 관련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렌드포스는 “멕시코에 AI 서버 생산 기지를 갖춘 업체들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보호 하에 정상적으로 제품을 출하 중”이라며 “그러나 미국·멕시코 관세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노트북 제조사들은 올 2분기 들어 MLCC 주문량을 줄이고 있다. 통상 4월부터 크롬북 등 교육용 노트북 성수기가 시작되는데, 세계 2·3위 PC 기업인 HP와 델은 2분기에 교육용 노트북 모델의 MLCC 주문을 전 분기 대비 20~25% 축소하고 있다. PC 유통업체들이 지난 1분기 관세에 대비해 노트북을 앞당겨 사들이면서 예년과 달리 2분기 수요가 더 줄어든 영향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시장 수요가 약화되면서 MLCC 가격도 하락 중이다. 특히 중·저용량 상업용 및 자동차용 MLCC 가격은 코로나19 특수 이전인 2019년 4분기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AI 서버용 고급형 MLCC 역시 업체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트렌드포스는 “MLCC 공급업체들은 세트 제조사들의 주문량 조정과 가격 인하 압력 등 두 가지 주요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경기 침체 우려와 시장 수요 우축, 환율 변동성 등으로 인해 MLCC 공급 업체들의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 MLCC로 장식한 자동차 모형. <사진제공=삼성전기>

업황 둔화에 따라 MLCC를 주력 제품군으로 하는 삼성전기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 1분기 회사의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의 매출은 1조2162억원으로, 전체 매출(2조6952억원)의 약 45%를 차지했다.

삼성전기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자사 MLCC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요 감소, 시장 경쟁 심화 등 간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MLCC, 카메라 모듈 일부가 미국으로 직수출 되고 있으나 실제 수출 규모를 감안하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관세 부담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 소비 심리 둔화, 경쟁 심화 등 간접적인 부문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및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MLCC 사업의 경우 고부가 산업 및 전장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AI 시스템 구축과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ADAS 채택 확산에 따라 두 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AI 서버용 고온·고압, 네트워크용 초고용량 MLCC 등 고부가품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전장용 MLCC는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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