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 밸류업 기상도 ‘맑음’…우리금융도 CET1비율 큰 폭 개선

시간 입력 2025-04-29 07:00:00 시간 수정 2025-04-28 1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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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 불안정한 상황 속 CET1비율 13%대 지켰다
우리금융, CET1비율 큰 폭 향상…12.5% 목표 향해 순항

4대 금융지주가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도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고환율 상황과 불안정한 정국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산 리밸런싱 등 효율적인 자산 관리를 통해 자본 건전성 지표를 지킨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CET1비율은 13.15%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12.99%)보다 0.16%p(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CET1비율은 금융사의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수치다. 인수합병(M&A)은 물론, 손실흡수와 주주환원 등 여러 부문에 중요한 기준점으로 활용된다. 안전한 자본이 리스크에 비해 얼마나 충분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크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CET1비율이 12%가 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국내 금융지주는 13% 이상을 목표로 CET1비율을 관리 중에 있다. 목표치인 13%를 초과하고 남은 자본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쓸 수 있어 밸류업 지표로도 사용된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4대 지주 가운데 우리은행을 제외한 3곳의 금융지주가 모두 13%대로 안정적 관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금융그룹의 CET1비율이 13.67%로 4대 지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직전 분기(13.53%)보다도 0.14%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뒤이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CET1비율이 13.2%대를 기록했다. 먼저 신한금융은 직전 분기(13.06%)보다 0.21%포인트 개선된 13.27%의 CET1비율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경우에는 13.23%의 높은 비율을 유지했으나, 직전 분기(13.22%)보다는 0.01%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쳤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의 경우에는 12.42%로 유일한 12%대를 지켰다. 하지만 직전 분기(12.42%)보다 0.29%포인트 개선되며 직전 분기 대비 개선폭은 가장 두드러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금융지주의 CET1비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을 이어간 것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원·달러 환율 또한 롤러코스터를 탔기 때문이다.

환율은 CET1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외화대출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RWA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4대 지주의 RWA는 1개 분기 만에 일제히 증가했다. 4대 지주의 올 1분기 RWA는 1209조8780억원으로, 직전 분기(1201조8640억원)보다 0.67% 증가했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3대 지주의 RWA가 일제히 증가한 것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RWA가 1개 분기 만에 1.43% 증가한 283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주식과 관련된 가중치 변경과 자산신탁 책임 준공 등 RWA 산정 방식이 강화되며 증가했다는 것이 하나금융 측 설명이다.

이밖에 신한금융의 경우 0.92% 증가한 344조5190억원, KB금융의 경우 0.67% 증가한 348조2930억원의 RWA를 기록하며 대부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의 경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RWA 관리를 통해 CET1비율을 지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시 금융지주들은 건전성 방어에 사활을 걸고 CET1비율을 사수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4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하반기에도 CET1 13.5%를 초과하는 자본에 대해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상록 KB금융그룹 재무담당(CFO)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환경 아래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밸류업 프로그램의 유연한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나 CFO는 “금번 결의된 자사주 매입 소각 3000억원에 이어 하반기 예정된 CET1비율 13.5% 초과분에 대한 주주 환원 계획까지 고려하면 당사는 연중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할 것이라 판단한다”면서 “앞으로도 기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을 원칙으로 삼고, 이를 기반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내외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도 CET1 13.1% 이상을 목표로 관리하고, 올해 주주환원율을 42%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는 “올해 최대 과제는 건전성 관리라 판단하고 건전성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보고 있다”면서 “필요한 곳에 충분한 자금 공급을 통해 CET1비율을 맞춰나갈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했다.

박종문 하나금융 CFO는 “지난해 4분기부터 환율 등의 외부 불확실성에도 불구, 주주 환원 확대를 위한 자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CET1비율을 13%~13.5%의 목표 구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그룹의 견조한 자산 관리를 바탕으로 자본효율성을 제고하고, 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이성욱 우리금융 CFO는 “우리금융은 고환율이 지속되는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난해부터 지속해 온 전사적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적극적으로 RWA를 관리하며 CET1비율을 개선하고 있다”면서 “이는 올해 중 CET1비율 12.5%를 달성하겠다는 우리금융의강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그룹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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