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대주주적격성 심사 ‘올스톱’…한양증권 인수 무산되나

시간 입력 2025-04-25 07:00:00 시간 수정 2025-04-24 16: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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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심사 재개돼도 연말께나 인수여부 확정 전망
무산시 차순위 협상자 LF 물망…KCGI보다 자금력 우위

KCGI의 한양증권 인수전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금 조달 문제까지 대두됐다. KCGI는 과거 넥스틴 인수 시 대금 미지급으로 계약이 취소된 바 있어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여기에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라는 난제를 만났다. 인수가 실패할 경우 한양증권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KCGI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키로 의결했다. 이는 KCGI가 현재 받고 있는 세무조사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KCGI 세무조사를 개시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검찰 등의 조사가 진행돼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될 수 있다. 6개월 후 국세청의 제재 절차가 없거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다면 심사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KCGI는 지난 1월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심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 무산설이 나오기도 했다.

사모펀드인 KCGI가 인수대금만 2200억원대에 달하는 한양증권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 동원력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KCGI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을 모집해 당국 인가만을 앞둔 상황이었으나, 심사 중단이라는 돌발상황을 맞게 됐다.

인가가 늦어지자 매각 주체인 한양학원의 자금 유동성에도 문제가 생겼다. 한양학원은 자금난으로 한양증권을 매각했으나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긴급 대출까지 단행한 것이다. 결국 한양증권 주식을 담보로 OK금융으로부터 450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OK금융은 KCGI와 한양학원 양측 모두에게 투자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때문에 OK금융이 한양증권 경영에 간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인수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인수가 무산될 경우 이미 KCGI측 인사들을 신규 인사로 선임한 한양증권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상황을 감내해야 한다. 앞서 한양증권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를 사내이사로, 정태두 KCGI 부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 이 또한 인수가 무산될 경우 모두 무효가 된다.

KCGI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한양학원은 새로운 인수 주체를 찾아야 한다. 만약 무산될 경우 차순위 협상자로 지정된 LF와의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KCGI보다 자금 여력이 있는 LF가 인수 주체로 나서는 것이 더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LF는 자회사로 코람코자산신탁을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금융 부문의 노하우와 영업망을 갖고 있는 장점도 있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으로 적을 옮기려 했던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도 매각이 늦어지면서 결국 한양증권에 잔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인수 무산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임 대표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어떻게 하면 기업 본연의 가치와 주주가치를 함께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으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심사가 재개된다 해도 최종 인수까지는 일러도 올 연말쯤이 돼야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무조사 기간을 감안하면 최대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며 심사 중단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야 심사 재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므로 늦어도 10월은 돼야 심사 재개가 가능한 셈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간까지 감안하면 인수는 연말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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