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외환관련손익 8000억 ‘적자’…하나은행 외환전문성 두각

시간 입력 2025-04-23 17:38:05 시간 수정 2025-04-23 17: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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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증에 작년 4대은행 외화환산손익 전년대비 1.5조↓
외화 LCR은 전년보다 개선…유동성 충격 대응능력은 양호

지난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주요 은행들의 외환관련손익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은행들은 외화자금 확보와 유동성 방어에 집중하며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외환관련손익은 마이너스(-) 8240억원으로 전년 6373억원에서 1조4613억원 급감했다.

해당 기간 외환거래이익은 17조244억원으로 2조935억원 증가했지만, 외환거래손실이 17조8483억원으로 3조5547억원 늘며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외환관련손익은 지난해 -1조324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1277억원 감소했다. 거래이익이 6554억원 줄어든 가운데 거래손실은 4723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이익 감소폭(-8421억원)이 손실 감소폭(-3700억원)보다 더 커지며, 2023년 1283억원에서 지난해 -3438억원으로 외환관련손익이 적자 전환했다.

신한은행의 외환관련손익은 2023년 말 888억원에서 지난해 1368억원으로 480억원 증가했다. 거래이익과 손실은 각각 4조550억원, 4조70억원 증가한 5조7430억원, 5조6162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905억원 증가한 4155억원으로 4대 은행 중 외환관련손익이 가장 양호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강점인 외환 사업이 두각을 나타낸 모양새다. 전년보다 거래이익과 손실 모두 줄었지만, 손실 감소폭(-5547억원)이 더 커 순익 개선에 기여했다.

외환거래 손익은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과 부채에서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환차손, 외환 트레이딩 과정의 손익 등을 합한 값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 결과와 국내 정치 불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한 점이 은행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외환 수익성이 약화한 반면 외화 LCR은 양호한 수준을 이어갔다. 하나은행의 외화 LCR은 지난해 말 기준 212.66%로 전년 대비 54.12%포인트 상승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149.23%에서 184.31%, 국민은행은 142.88%에서 177.50%로 각각 35.08포인트, 34.62%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신한은행은 168.86%에서 152.03%로 외화 LCR이 소폭 하락했다.

외화 LCR은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자산의 비율로, 은행의 외화유동성 충격에 대한 대응능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규제지표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80% 이상의 외화 LCR을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원화 약세 상황에서 외화 LCR을 높이기 위해 외화자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할 경우 외환관련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환율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유동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보다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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