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정유·배터리 동반 부진…캐즘한파에 ‘관세폭탄’ 후폭풍, ‘상저하고’ 기대

시간 입력 2025-04-21 07:00:00 시간 수정 2025-04-18 17: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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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이익 860억원 예상…전년비 85% 급감
정유 수익성 악화…유가 하락·마진 약세 맞물려
배터리 적자 지속 전망…수요 부진·판가 하락 영향
하반기 정유 업황 회복·배터리 신규 공장 가동 효과 기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업황 악화로 정유 부문 수익성이 감소한 가운데,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배터리 부문도 캐즘 한파로 실적 반등 시기가 지연되면서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 정제마진이 상승하고, 미국 신규 배터리 공장 가동 효과가 본격화 되면서 ‘상저하고’ 실적 흐름을 보일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21조841억원, 영업이익 8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1.8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5.33% 급감한 수치다.

1분기 실적이 감소한 데는 주력 사업인 정유 부문의 부진 영향이 컸다. 국제유가가 연초부터 3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정유사 수익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도 추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페트로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1월 배럴당 평균 80.41달러에서 3월 72.49달러로 하락했다.

한승재 DB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하락하면서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영향과 재고평가손실 발생이 예상된다"며 "정제마진 역시 추가 하락하면서 정유는 적자 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이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배터리 사업도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기차 캐즘 등 전방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리튬과 니켈 등 메탈 가격 하락으로 인해 배터리 판가가 낮아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서 28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첨단제조생산공제(AMPC) 증가 영향으로 적자폭은 지난해 4분기 3594억원에서 축소될 전망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는 전방 수요 부진 속 메탈가 하락에 따른 ASP(평균판매가격) 감소로 매출액 1조6000억원을 전망한다”며 “영업이익은 일회성 소멸 및 AMPC 증가로 -2864억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의 합병법인을 출범하는 등 강도 높은 리밸런싱 작업에 돌입, 수익성 확보 및 사업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선제 대응하고자 작년 11월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석유화학, 전력, 배터리, 신재생 에너지에 이르는 균형 잡힌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올해는 이러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SK 이노베이션 계열의 역량과 자원을 결집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정제마진 상승에 따라 정유 부문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신규 공장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수익성 회복 기반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고객사와 합작법인(JV) 형태로 조지아주, 켄터키주, 테네시주 등지에 총 4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1분기 정유 중심의 실적 부진은 유가 약세로 2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추가적인 하락 요인이 출회될 가능성이 낮고, 타이트한 석유제품 수급 밸런스로 하반기 정제마진 상방 압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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