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올 1~2월 누적 김해공항 점유율 15%로 2위
일본·동남아 노선 확대 주효…에어부산은 성장 주춤
통합 LCC 속도…기체 결함·정비 문제 해결 등은 과제

진에어 B737-800.<사진제공=진에어>
에어부산·에어서울과 함께 통합 LCC 출범을 추진 중인 진에어의 김해공항 여객 점유율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편수를 확대한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2월 누적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170만5652명을 기록했다. 이 중 에어부산은 49만8319명을, 진에어는 26만4841명을 기록했으며 점유율의 경우 에어부산은 29%로 1위를, 진에어는 15%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김해공항 점유율 4위 수준에 머물렀던 진에어는 최근 몇 년간 3위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올해 1월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의 여파로 진에어의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진에어의 김해공항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앞서 2019년 김해공항의 국제선 운항 편수 6만4161편 중 진에어는 8530편을 운항해 점유율 9.7%로 4위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점유율 13%를 기록해 3위로 올라선 뒤 지난해에는 15.7%를 기록했다. 반면 에어부산은 2023년 31.5%에 달했던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 점유율이 28.5%로 감소했다.
진에어가 에어부산의 거점인 김해공항에서 존재감을 키운 비결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 편수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반면 에어부산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에 따른 여파로 신규 투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김해공항에서조차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화재 사고 이후 기체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운항 편수가 크게 줄어든 점도 악영향을 줬다.

에어부산 A321neo 항공기.<사진제공=에어부산>
다만 최근 진에어의 김해공항 출발·도착 항공편에서 잇따라 문제가 생기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25일 오후 5시 35분 일본 삿포로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에 도착한 진에어 LJ312편은 허가받지 않은 다른 활주로에 착륙하는 준사고를 냈다. 앞선 지난 2월 19일에는 베트남 나트랑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진에어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수화물을 두고 승객들만 태우고 부산에 도착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부산에서 출발해 필리핀 클라크로 향하려던 진에어 여객기가 정비 문제로 이륙하지 못하다 김해공항 커퓨 타임(Curfew Time·야간 이착륙 제한 시간)에 걸리면서 10시간가량 항공편이 지연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속도를 내면서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쳐진 통합 LCC의 밑그림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11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신규 CI를 공개하며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해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에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요구해 온 지역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를 원하는 부산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한항공이 던진 메시지로 보면 진에어 중심의 통합 LCC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경우 거점 항공사를 잃는 김해공항은 노선 다변화 등에 더 어려움을 겪어 지역민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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