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KT ENA’·‘KT HCN’으로 사명 변경…신종수 카카오TV 사업본부장 영입
LGU+, 헬로비전 사업 악화 영업이익 감소…‘STUDIO X+U’ 분사 검토 중
SKT, 지난해 말 조직개편 AI 기술력 강화…MWC서 ‘AI 미디어 스튜디오’ 공개

KT는 올해 초 미디어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TV의 사명을 ‘KT ENA’로, HCN을 ‘KT HCN’으로 변경했다. <출처=KT HCN 홈페이지 갈무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콘텐츠 사업 구조조정과 AI 기술 도입을 통해 미디어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기존 미디어 사업 조직을 강화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콘텐츠 사업을 정리하며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고, SK텔레콤은 통신과 AI 사업을 양대 축으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AI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6조4312억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나스미디어(플레이디 포함), 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 스토리워즈 등) 등 콘텐츠 자회사들의 매출은 13.6% 감소한 5935억원에 그쳤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도 10억7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KT의 콘텐츠 사업 부진의 원인으로는 킬러 콘텐츠 부족과 OTT 시장 확대로 인한 유료방송 업계의 어려움이 꼽힌다.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드라마 ‘유어아너’(최고 시청률 4.3%)와 ‘크래시’(최종 시청률 6.6%)가 시청률 부문에서 나름 선전했지만, 2022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확실한 흥행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OTT 시장 확산도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를 더욱 가속화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전체 방송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336만4565명으로 전년 대비 3.9% 줄었으며, 위성방송과 IPTV를 포함한 GTS 가입자는 72만3143명으로 같은 기간 13.9% 감소했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18년 이후 7년 연속 순감하고 있는 상항이다. 조일 KT스카이라이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위성 실시간 방송과 IPTV VOD(주문형비디오)를 결합한 ‘GTS’로 한때 3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모았으나, 가입자가 매년 20만명 이상 지속적으로 이탈하면서 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T는 미디어 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사 내 미디어 사업 조직을 강화하는 동시에 계열사 사명을 변경하며 그룹 차원의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KT는 올해 초 미디어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TV의 사명을 ‘KT ENA’로, HCN을 ‘KT HCN’으로 변경했다. 또한 미디어전략본부장으로 카카오TV의 신종수 사업본부장을 영입했다. 신 본부장은 20년 이상 미디어 업계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CJ ENM 재직 시절 tvN 채널 총괄 및 채널사업 총괄을 맡은 바 있다. 이어 카카오TV 출범 초기 사업 기반을 다지는 등 미디어 사업화 전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KT 관계자는 “콘텐츠 기획 및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미디어 사업 확장과 플랫폼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를 영입했다”며 “콘텐츠 경쟁력과 미디어 사업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KT는 계열사 간 인수합병(M&A) 추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사업 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핵심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개최한 타운홀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도 콘텐츠·미디어 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14조62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631억원으로 13.5% 감소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자회사인 LG헬로비전의 콘텐츠 비용 증가와 케이블TV·알뜰폰 시장 악화로 적자 전환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실제로 LG헬로비전은 유료방송 시장의 어려움과 방송 프로그램 사용료 증가,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인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135억원으로 줄어들며 전년 대비 71.5% 급감했다. 이에 따라 LG헬로비전은 콘텐츠 사업 등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민형 LG헬로비전 상무는 “2025년에는 경영 효율화와 본원적 사업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홈과 지역에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콘텐츠 사업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STUDIO X+U’의 분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계약서에 ‘분사 시 고용 승계’ 문구가 포함되고, 스톡옵션 지급 방안 검토 등의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연내 분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LG유플러스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AI 기반 서비스, 특히 기업-고객 간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의 유료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콘텐츠 전담 조직 분사 논의가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AI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 심리 상담 서비스 ‘메타 포레스트’를 개발해 이달 초 ‘Tech4Good’ 카테고리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출처=SK텔레콤>
한편, SK텔레콤은 통신과 AI 사업을 두 축으로 하는 조직개편을 통해, AI 기술력과 AI 콘텐츠 사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통신’과 ‘AI’를 중심으로 한 7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SKB)의 경우 지난해 매출 4조4111억원, 영업이익 3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 13.7% 증가했다.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와 B2B 사업 확장이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SK텔레콤은 올해 AI 플랫폼 ‘에이닷(A.)’을 활용해 AI 기반 디지털 광고, 미디어 추천 기술 등을 적용하며 콘텐츠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AI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 심리 상담 서비스 ‘메타 포레스트’를 개발해 이달 초 ‘Tech4Good’ 카테고리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2025년 MWC에서 ‘AI 미디어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이 스튜디오는 콘텐츠 제작사와 공급사가 기존 작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현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김양섭 SK텔레콤 CFO는 “2024년은 SK텔레콤이 통신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한 해였다”며 “올해는 도전과 혁신으로 AI 시대를 개척해, 기업가치를 보다 견고히 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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