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하던 K-팝 팬덤 플랫폼 ‘주춤’…“AI 접목·글로벌화 활로 모색”

시간 입력 2025-03-23 07:00:00 시간 수정 2025-03-21 17: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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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스컴퍼니, 지난해 매출 전년대비 24.3% 감소
디어유, 지난해 매출 약748억원으로 전년대비 1.3%감소
음반 수출 둔화·주요 아티스트의 활동 감소가 영향 미쳐
새로운 서비스·글로벌 확장· AI 기술로 실적 반등 모색

국내 대표 팬 플랫폼인 ‘위버스’와 ‘디어유’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 <출처=각 사>

국내 대표 팬 플랫폼인 ‘위버스’와 ‘디어유’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며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 이들 업체들은 AI(인공지능) 기술 도입, 글로벌 시장 확장, 신규 서비스 출시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달 말 새로운 팬 플랫폼 ‘베리즈’ 출시를 예고하면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팬덤 플랫폼 시장을 주도해온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위버스를 운영하는 위버스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2556억원으로 전년 3379억원 대비 2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손실은 107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1:1 소통 팬 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디어유도 비슷한 상황이다. 디어유는 지난해 매출 약 748억6352만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약 254억1342만원으로 전년 대비(286억원) 11.22% 줄었다. 

업계에서는 위버스의 매출 감소 원인으로 BTS(방탄소년단)의 군 입대를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위버스의 핵심 소비층이었던 BTS 팬들의 이용 빈도와 소비 감소가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BTS 팬들의 활동이 줄면서 2024년 1분기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92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여기에 팬덤의 소비 패턴이 디지털 콘텐츠에서 오프라인 이벤트(콘서트, 팬미팅 등)로 이동하면서 플랫폼 내 매출이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디어유의 경우, NCT와 더보이즈 등 주요 아티스트들의 버블 활동 감소 및 종료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AI 펫 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 연구·개발 비용 증가, 지난해 5월 북미 법인 설립에 따른 인건비 및 법률 자문 수수료 등 일회성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음반 수출 둔화 역시 팬덤 플랫폼의 성장 정체에 영향을 미쳤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반 수출액은 4238억원으로, 2023년(4215억원) 대비 0.55%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K-팝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팬덤 플랫폼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디어유는 지난달 AI 기술을 접목한 ‘AI 펫 버블’ 서비스를 출시해 팬들과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출처=디어유>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위버스는 유료 멤버십과 글로벌 확장, 디어유는 AI 및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위버스는 지난해 12월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며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해당 멤버십에는 팬레터 기능, 아티스트 영상 광고 제거, 아티스트 영상 광고 제거 등의 부가 서비스가 포함되며, 기존 무료 서비스와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새로운 K-팝 아티스트 그룹과 협업을 늘리고, 오프라인 이벤트 및 콘서트와 연계한 수익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5 위버스 콘 페스티벌(Wiconpe)를 개최한다. 이 페스티벌은 K-팝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음악 축제로, 팬들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디어유는 AI 기술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인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TME)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월 디어유 지분 11.4%(주식 271만1351주)를 추가 확보해 경영권을 강화하면서 SM엔터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아티스트 IP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디어유는 지난달 AI 기술을 접목한 ‘AI 펫 버블’ 서비스를 출시해 팬들과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아티스트가 키우거나 직접 디자인한 반려동물 캐릭터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안종오 디어유 대표는 “AI 펫 버블을 시작으로 디어유 버블은 AI 기술 접목을 확대해 소통이 더욱 활발한 강력한 팬덤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글로벌 공략 및 서비스 고도화 등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K팝, K아티스트 등 K컬쳐 확산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디어유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디어유가 올해 2분기 SM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규 지식재산권(IP) 서비스 개시 등을 통해 올해 매출과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 4월 경 텐센트와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중국 IP 유치로 기존 K-팝 팬덤을 넘어 C-팝 팬덤까지 시장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팬덤 플랫폼 베리즈 웹페이지. <출처=베리즈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위버스와 디어유가 양강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신규 팬 플랫폼 ‘베리즈’를 이달 말 출시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4분기 미디어, 게임, 스토리 등이 포함된 부문 매출이 13% 감소했으며, 음악 부문 매출은 4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 스토리 부문 매출은 2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베리즈(Berriz)’를 내세우고 있다.

베리즈는 단순한 팬 커뮤니티를 넘어 웹툰, 웹소설, 영화 등 다양한 K-컬처 콘텐츠를 통합하는 팬덤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스타쉽, 안테나, 이담 등 다양한 레이블을 보유한 카카오엔터는 자사 아티스트들을 베리즈에 입점시키며 빠른 시장 확장이 기대된다. 첫 아티스트로 정승환의 팬 커뮤니티를 오픈한 데 이어, 스타쉽의 신인 그룹 ‘키키’도 합류할 예정이다. 베리즈는 기존 팬 플랫폼과 차별화된 모듈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아티스트별 맞춤형 팬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팬 플랫폼들은 더 이상 단순한 커뮤니티를 넘어 K-컬처 전반을 아우르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팬덤의 충성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향후 K-팝 팬 플랫폼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향후 K-팝 팬 플랫폼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팬덤의 충성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수익 모델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글로벌 시장 확장, 기술적 차별화, 오프라인 이벤트와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향후 팬 플랫폼 경쟁에서 승패를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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