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합격 묘수는 ‘사업자·기업금융’ 확장…담보 다양화

시간 입력 2025-03-18 17:20:25 시간 수정 2025-03-18 1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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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후순위 대환대출 간담회 개최…기업금융 확대 본격화
기존 아파트 담보에서 다세대·연립·오피스텔로 확대
2027년 100% 비대면 중소기업 대상 법인대출 상품 출시
여·수신 격차 좁혀 수익성 제고…IPO 앞두고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도

18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마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민찬 케이뱅크 코퍼레이트 그룹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기업공개(IPO) 세 번째 도전을 공식화한 케이뱅크가 사업자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확장으로 가치 제고에 나선다. 가계대출 확대가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개인사업자(SOHO) 대출을 전면에 내세워 활로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SME) 법인 대출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케이뱅크가 기업금융을 확장하려는 전략은 중·저신용자 대상 개인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증가한 무수익 여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무수익 여신이 증가하면 IPO를 추진할 때 기업 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8일 케이뱅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출시한 개인사업자 대출과 기업금융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케이뱅크가 이번에 출시한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 후순위 대환 상품은 100% 비대면 방식으로 기존 금융권 대출을 보다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설계됐다.

◇ 100% 비대면으로 편의성 극대…기업금융 확장 청사진 밝혀

후순위 대환 상품의 대출 한도는 최대 10억원, 대출 기간은 최장 10년으로 설정됐다.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 앱을 통해 대출 한도를 조회하고, 대환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힌다.

김민찬 케이뱅크 코퍼레이트(Corporate) 그룹장은 “비대면 혁신 금융을 통해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금융 관련 불편을 해소하고자 했다”며 “업종 검증부터 서류 제출, 담보가치 평가 등 모든 프로세스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 확장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는 등 은행의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여·수신 격차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예대율(대출자산 대비 예금자산 비율)은 56.9%로, 시중은행(90%대)은 물론 경쟁 인터넷은행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대출 자산을 늘려야 수익성이 오르는 은행업 구조상 기업금융 확대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시작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 물건지는 현재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오는 2027년에는 100% 비대면 방식의 중소기업 대상 법인대출 출시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그룹장은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시장 규모는 각각 500조원으로 총 1000조에 달하고 시중은행에서 대면 위주로 영업이 되고 있다”며 “시장을 선점해 공급량 1위를 가져가겠다는 의미보다는 새로운 사업으로 시장을 개화하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재원 마련 부담은 일축…CSS 고도화로 건전성 관리

케이뱅크는 최근 이사회에서 IPO 재추진을 결의했다. 이는 세 번째 상장 도전으로 케이뱅크는 앞서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IPO를 추진했으나, 금융시장 불안과 수요예측 부진 등으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케이뱅크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IPO를 다시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케이뱅크는 신규 고객 321만명을 확보하며 총고객 수 1274만명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1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성장한 실적을 거뒀다.

케이뱅크 측은 IPO가 무산되더라도 개인사업자나 기업대출 확장을 위한 재원 마련에는 부담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그룹장은 “올해 계획하고 있는 기업대출 공급액은 2조 플러스 알파”라며 “해당 규모의 기업대출을 취급하더라도 연말 스트레스 완충 작용까지 고려한 BIS비율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 대출 총량규제가 강하게 들어와 그 반대급부로 기업대출을 늘려도 자본적인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는 대출 건전성을 적정선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출 라인업 확대에 따라 적합한 신용평가모형(CSS)의 필요성이 커진 만큼, 개인대출과 분리해 개인사업자 전용 CSS를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김민찬 코퍼레이트 그룹장은 “지난해 8월 선순위 상품 출시 이후 1년이 지나지 않아 건전성을 말하기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통계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업자 담보대출은 0.3%대의 연체율을 나타냈다. 이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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