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고객 유입이 실적 견인…비이자이익 껑충
수신 급증 속 여신 확대 전략…예대율 개선이 관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급격한 고객 증가와 함께 여·수신 확대, 비이자이익 증대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지속적인 사업 확장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대비한 몸값 높이기에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총 1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순이익(128억원)보다 10배 이상 성장했으며, 기존 역대 최대 실적이던 2022년(836억원) 순이익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번 실적 호조는 급격한 고객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321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며, 총 고객 수는 1274만명에 달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혜택과 재미를 모두 잡은 상품·서비스가 고객 유입으로 이어졌다”며 “지난해에만 321만명의 고객이 유입됐는데, 이는 가상자산 호조로 고객이 급증한 2021년을 제외하고는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증가와 함께 여·수신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은 28조5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8% 증가했으며, 여신은 16조2700억원으로 17.6% 늘었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613억원으로, 전년(338억원)보다 81.4% 급증했다. 이는 운용수익 증가, 가상자산 시장 호조에 따른 펌뱅킹 수수료 확대, 체크카드 발급 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 같은 외형 성장은 향후 IPO 추진을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이미 세 차례 상장을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대주주인 BC카드는 2026년 7월까지 상장하는 조건으로 케이뱅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에 따라 IPO 재추진 시점과 성공 여부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케이뱅크는 현재 ‘테크 리딩 뱅크’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로 프라이빗 대규모언어모델(LLM) 도입과 채널계 멀티 클라우드 체계 구축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최우형 은행장이 직접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해 글로벌 기업과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다만 경쟁사보다 낮은 플랫폼 활성도는 해결 과제다. 아이제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케이뱅크 앱 사용자 수는 460만6006명으로 주요 경쟁사인 토스(1973만5195명), 카카오뱅크(1722만4925명)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여·수신 불균형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예대율은 56.9%로 직전 분기보다 16.7%포인트 하락했다. 케이뱅크는 여신 확대를 위해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의 대상을 후순위 대환대출로까지 넓혔으며, 부산은행과의 공동대출도 출시할 계획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상품∙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통한 고객 증가와 포트폴리오 개선, 건전성 강화를 통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올해도 지속적인 이익 실현과 건전성 관리로 성장의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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