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액 3조4279억원으로 전년비 0.2% 줄어…22년 만의 첫 감소
2026년11월까지 1030억원 들여 청주공장 신규 베이커리 라인 증설키로
지난해 말 김범수 신임 대표 선임…기존 황종현 대표와 투톱 체제
SPC삼립의 지난해 매출액이 지난 2002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2002년 재출시한 양산빵인 ‘포켓몬빵’으로 연매출 4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됐지만, 인기가 시들해지며 성장 정체 구간에 접어들었다.
SPC삼립은 가장 잘하는 제빵사업에 다시 승부수를 걸었다. 오는 2026년까지 청주 공장에 1030억원을 투자해 신규 베이커리 제조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신사업 확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SPC삼립은 양산빵을 중심으로 제빵사업을 해왔는데, 최근 완제품을 생산해 점포에서 판매하는 베이커리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PC삼립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4279억원으로 전년(3조4333억원)비 0.2% 감소했다. 2022년 이후 22년 만에 첫 감소다.
SPC삼립의 매출액은 2002년 이후 2023년까지 21년 연속 매출액이 증가했다. 1084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액은 2010년 2677억원 2011년 6272억원, 2012년 8334억원으로 증가했다. 2013년에는 1조662억원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2017년엔 2조655억원으로 2조 클럽에 들었으며, 2022년엔 3조3145억원으로 또다시 앞자리가 바뀌었다.
2022년 연매출 3조원 돌파의 가장 큰 공신은 포켓몬빵이다. 1998년 첫 출시됐던 포켓몬빵은 지난 2022년2월 재출시했다. 포켓몬빵 안에 들어있는 ‘띠부띠부씰’이 큰 인기를 끌며 연일 품절대란이 일었다. 2022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SPC삼립은 2024년 연매출 4조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포켓몬빵의 인기는 1년여 만에 시들해졌다. 또 소비심리가 침체하고 원재료비가 늘어나는 등 비용 지출이 많아지면서 지난해 식품업계가 부침을 겪었다. SPC삼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50억원으로 전년(917억원)비 3.5% 증가하며 타 업체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다만, 2022년 제시했던 연매출 4조원, 영업이익 1100억원 달성은 실패했다.
SPC삼립은 실적 개선을 위해 대규모 투자로 베이커리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장 잘하는 분야를 더 키우기로 한 것이다.
SPC삼립은 1030억원을 들여 2026년11월까지 청주공장(충북 청주시 흥덕구 산단로 88) 내 베이커리 생산시설을 증설할 예정이다. 청주 공장은 부지면적 3만9722㎡(약 1만2000평), 연면적 2만4117㎡(7295평) 규모다.

(왼쪽부터)황종현, 김범수 SPC삼립 공동 대표이사.
SPC삼립은 호빵, 크림빵과 포켓몬빵 등 양산빵 중심의 베이커리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야채·가공 고기 등 신선 식품과 연계한 제품 생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빵시장은 만들어서 유통하는 양산빵 시장과 신선한 완제품을 생산해 직접 판매하는 베이커리 시장 등 크게 2개로 구분된다. SPC삼립은 점포에서 완제빵을 공급하는 베이커리 ‘파리바게뜨’와 달리 양산빵에 집중해 왔다. 대표 제품으로 ‘삼립호빵’, ‘보름달’, ‘크림빵’ 등이 있다.
SPC삼립은 ‘신성장솔루션사업부’를 통해서도 베이커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2년 7월1일부로 신설된 이 사업부는 SPC삼립의 새로운 베이커리 성장 모델을 찾고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사는 점포를 통해 신선한 완제품을 직접 공급하며 오프라인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베이커리팩토리’가 있다. 베이커리 팩토리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롯데슈퍼, 이마트에브리데이와 같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베이커리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20여개였던 베이커리 팩토리 매장 수는 지난해 80개를 돌파했다.
SPC삼립은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 대표이사도 선임했다. SPC삼립을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바꾸고 김범수 전무를 지난해 말 공동 대표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기존 황종현 사장은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사업 등 중장기 사업 전략과 대외 업무를 총괄한다. 김범수 대표는 사업 운영과 내부 관리 업무를 맡아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았다.
SPC삼립 관계자는 “신성장솔루션사업부에서는 ISB(Instore Bakery) 점포 사업과 더불어 B2B 사업 측면으로 베이커리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대형 카페, 베이커리에 토탈 솔루션 컨설팅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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