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이미 후폭풍 시작됐다…삼성·LG, 가전 원재료 철·TV패널 가격 ‘급등’

시간 입력 2025-02-14 16:43:29 시간 수정 2025-02-14 16: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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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제외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한국산 철강도 사정권
삼성·LG, 미국 세탁기·건조기 생산기지 타격…철강 가격 상승 우려
LCD 패널 가격도 오름세…관세 리스크·가격 상승 우려로 판매량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제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심화되면서, 당장 그 불똥이 국내 가전업계의 원재료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세탁기와 냉장고 등에 사용되는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가 공식화된 가운데, TV 시장까지 ‘관세 리스크’ 가 번지면서 LCD 패널 가격이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바탕으로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으나, 한국은 협상을 거쳐 236만톤(t)까지 무관세 혜택을 받아 왔다. 다만 이번 조치로 그간 관세가 면제됐던 한국을 포함해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EU), 멕시코 등의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이 25%로 적용될 전망이다. 적용 시점은 내달 12일(현지시간) 이다.

철강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에 따라 한국산 철강을 미국으로 수입해 북미 공장에서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H&A(생활가전) 사업부의 철강 매입액은 총 1조3191억원으로 전체 원재료 구입 비용의 11.7%를 차지했다. 가전제품의 주요 원자재인 철 매입처는 포스코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세탁기 공장을 운영 중이며, LG전자는 테네시주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고 있다. 관세 조치가 현실화 될 경우 철강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가전 업계는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산 철강 사용 등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LG QNED 에보. <사진제공=LG전자>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으로 TV에 사용되는 LCD 패널 가격도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지난달 55형 TV 패널 기준 전달 대비 2달러 오른 128달러를 기록했다. 65형 LCD 패널 가격 역시 175달러로 전달 대비 2달러 상승했다. 2월 55형, 65형 LCD 패널 평균 가격은 각각 129달러, 177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LCD 패널 가격 상승의 배경은 TV 업체들이 패널 구매량을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 4일 멕시코에 25%, 중국에 대해 10%에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패널 가격 상승을 우려한 LCD TV 제조 업체들이 구매량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중국에서 시행 중인 ‘이구환신’ 보조금 정책에 따라 중국 내 TV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구환신은 내수 소비 촉진을 위해 중국 정부가 시행한 정책으로, 중고 전자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환하면 구매가격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해 준다.

LCD 패널 수요 증가로 패널 판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의 원재료비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LCD 패널 시장은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사업 철수로 중국 BOE, CSOT 등이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LG전자의 TV 디스플레이용 LCD 묘둘 매입액은 3조70억원으로 전체 원재료 매입액의 42.4%를 차지했다. 주요 매입처는 LG디스플레이와 BOE다.

옴디아는 “TV 제조사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기회를 잡고, 미국의 관세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패널 구매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상반기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TV 제조사들이 패널을 추가적으로 확보하려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또한 상반기 패널 구매량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중국 TV 제조사들은 2025년 시장 경쟁을 위해 공격적으로 패널을 확보하고,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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