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본부장에 업계 최저보수까지…KB운용 ETF 살리기 ‘초강수’

시간 입력 2025-02-15 07:00:00 시간 수정 2025-02-14 08: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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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2종 점유율 업계 최저 수준 0.0047%로 인하…사실상 제로 운용보수
노아름 본부장 취임 후 첫 파격 단행…점유율은 오히려 4위로 다시 미끄러져

KB자산운용이 82년생의 젊은 임원을 임명하고, 업계 최저 수준의 보수를 책정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상장지수펀드(ETF) 업계 3위를 지켜온 KB운용의 입지가 위태로워지며, 시장점유율 탈환 및 확대를 위해 전면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KB자산운용은 최근 자사의 ‘RISE ETF’ 3종의 총보수를 대폭 인하했다. 해당하는 상품은 △RISE 미국S&P500 △RISE 미국S&P500(H) 2종은 기존 0.01%에서 업계 최저 수준인 0.0047%로 인하했다. 또 ‘RISE 미국 나스닥100’은 0.01%에서 0.0062%로 낮췄다.

이는 최근 업계 1‧2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자사의 ETF 상품 총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경쟁에 나선 데 대한 응수로 해석된다. 앞서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6일 미국 지수 ETF 2종의 보수를 0.0068%로, 익일 삼성운용도 미국 지수 ETF 2종의 보수를 0.0062%로 인하했다.

이들보다 훨씬 낮은 0.0047%의 보수를 택한 KB운용은 사실상 인기 상품의 판매에 따른 수익을 포기하는 수준으로 점유율 확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KB운용에 따르면 이번에 총보수를 인하한 3종의 운용보수만 놓고 보면 0.0001%로 사실상 ‘제로 보수’라는 설명이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이번 보수 인하는 투자자들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연금투자 파트너로서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제로 보수 정책은 노 본부장 부임 이후 처음 단행한 파격 정책이기도 하다. 앞서 KB운용은 전임 김찬영 본부장이 점유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을 표하면서, 지난달 신임 ETF사업본부장으로 노 본부장을 선임했다. 1982년생으로 올해 40대 초반인 그는 삼성자산운용 출신이다. 마찬가지로 삼성운용 출신인 김영성 KB운용 대표의 배경 또한 이번 인사에 영향을 줬다는 추측도 업계 일각에선 나온다.

노 본부장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삼성운용에서 인덱스펀드, 해외주식형 상품 매니저를 담당했다. 이어 2021년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ETF 관련 업무를 맡았으며 지난해 KB자산운용으로 합류, ETF운용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앞서 KB운용은 지난해 ETF 브랜드명을 기존 ‘KBSTAR’에서 ‘RISE’로 리브랜딩하고 시장점유율 확대에 대대적인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KB운용의 전략은 아직 유의미한 점유율 반등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KB운용은 12일 현재 기준 ETF 순자산총액 기준 점유율이 7.7%로, 한국투자신탁운용(7.9%)에 근소한 차이로 밀려 업계 4위로 내려간 상태다. 지난달 점유율이 한 차례 한투운용에 밀린 이후 다시 역전에 성공해 3위를 유지하다가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기준 수익성은 전년 대비 증가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운용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665억원으로 전년(615억원) 대비 8.1% 증가했다. 순수수료이익 또한 전년대비 19% 늘어난 1826억원으로 공시됐다.

KB자산운용 측은 “연금계좌 등을 활용해 노후자금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는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투자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ETF 상품 공급에 나설 것”이라며 “다각도의 고객, 시장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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