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 티웨이 이사회 12명 중 9명 확보 나서
소액 주주 지분 43%…우호 지분 확보 경쟁 예상
주주배정 유증→주식가치 희석은 걸림돌 가능성

티웨이항공이 오는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회 구성을 놓고 대명소노그룹과 치열한 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의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예림당과 2대 주주 소노인터내셔널·대명소노시즌의 지분율 격차는 3% 수준에 불과하다. 대명소노그룹이 이번 주총에서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4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 포섭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장악’ 도전하는 대명소노…티웨이, ‘경영권 방어’ 나설까
11일 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달 31일 대구지방법원에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을 포함한 이사 후보 9명과 감사위원 후보 2명의 선임 의안 상정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티웨이항공 정관을 보면 이사회 정원을 최소 3명 이상, 최대 12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2명(정홍근 대표이사·김형이 경영본부장)과 사외이사 2명(김성훈 변호사·최성용 더스노우볼 대표)이 다음달 임기가 만료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 등 3명만 남게 된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이사회를 12명으로 구성한다고 가정할 때 남은 9석을 모두 채워 이사회를 장악하는 구상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되는 4석만 차지해도 일단 과반을 점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다만 티웨이홀딩스·예림당이 이사 임기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추가로 선임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도 있다. 다음달 31일부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40여년 경력의 항공 전문가로, 그를 대체할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명소노그룹 역시 이 같은 변수를 고려해 9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해석된다.
티웨이항공의 최대 주주는 티웨이홀딩스와 예림당으로 합산 기준 30.0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2대 주주로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16.77%)과 계열사인 대명소노시즌(10%)을 합해 지분 26.77%를 확보한 상태다. 최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지분 격차는 3.29%포인트다. 이들의 보유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 43.17%는 대부분 소액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티웨이홀딩스·예림당과 소노인터내셔널·대명소노시즌은 주총 직전까지 우호 지분 확보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티웨이항공 항공기.<사진제공=티웨이항공>
◇우호 주주 확보 핵심…‘주주배정 유상증자’는 걸림돌 가능성도
대명소노그룹은 소액 주주들에게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항공 안전 강화에 힘쓰겠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말 기준 소노인터내셔널의 자산총액은 3조5889억원, 현금성 자산은 2083억원으로 집계됐다. 예림당의 지난해 9월 말 자산총액은 2241억원, 현금성 자산은 69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20일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에게 경영진 전면 교체와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 요구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요구서를 보냈다. 이어 같은달 21일에는 티웨이항공에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경영개선요구서에서 “티웨이항공은 부족한 정비 비용과 인력, 항공안전감독에 따른 높은 개선지시비율로 미뤄볼 때 항공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국토교통부가 평가한 운항 신뢰성 부족과 연쇄적인 행정 조치에 따른 과태료 부과 등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항공업계는 서준혁 회장의 항공업 진출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회장은 2011년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로 재직할 당시 매물로 나온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고, 이번에 다시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
대명소노그룹은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을 확보해 티웨이항공과 합병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과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모두 운항하는 새 항공사를 출범한다는 구상이다. 일명 ‘통합 티웨이항공’이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친 ‘통합 대한항공’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에 보낸 경영개선요구서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요구한 것이 소액 주주들을 우호 주주로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주식을 새로 발행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기존 주식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주당 가치가 낮아진다. 소액 주주 입장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이사회를 장악해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보유 주식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할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주총 이후 티웨이항공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 구성원 변경에 따라 예림당이 보유한 지분 매입을 다시 시도하거나 소액 주주를 상대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이사 선임과 경영 개선 방안에 관한 내용만 나왔을 뿐 지분 관련 사안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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