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3곳, 지난해 연간 순익 10.3조…전년比 5.08%↑
신한은행, 5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 성공…연간 순익 3.7조
이자이익 줄었던 하나은행, 비이자이익은 되레 늘어
시중은행이 지난해 불안정한 금융환경 속에서도 또 한 번 호실적을 이어갔다. 특히 신한은행이 지난 2024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쓰며 6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자이익에 치중돼 있는 시중은행의 수익구조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은행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여전히 시중은행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이자이익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주요 시중은행 3곳(신한·하나·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10조30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9조78058억원)보다 5.08% 증가한 수준이다.
3개 시중은행 가운데 전년 대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익은 3조6954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3조677억원)보다 20.46% 증가한 수치다.
앞서 2023년 3위까지 떨어지며 자존심을 구겼던 신한은행은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연속 호실적을 이어갔다. 이에 지난해에는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보다 순익 부문에서 약 3000억 가량 앞서나가며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금 손에 넣게 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대출자산이 성장하며 이자이익이 증가했으며, 수수료 이익 확대로 비이자이익이 증가했다”면서 “아울러 전년에 적립했던 추가 충당금 적립 효과 소멸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순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 2023년까지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던 하나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순익이 떨어지며 2위로 물러섰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익은 3조3564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766억원)보다 3.46% 감소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FX) 환산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면서도 “퇴직연금 적립금이 금융권 중 최대로 증가한 것 외에도 기업금융(IB) 수수료가 확대됐으며, 영업점 외환매매익 증대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따른 견조한 영업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순익을 유지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익은 3조251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615억원)보다 0.30% 감소했다.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감소에도 불구, 1분기 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 영향 등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비이자이익 확대를 외친 것과는 달리, 시중은행의 수익구조는 여전히 이자이익에 치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3곳의 연간 이자이익 총합은 26조7994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26조1903억원)보다도 2.33% 증가한 수준이다.
이자이익 규모는 KB국민은행이 홀로 10조원대를 넘어서며 가장 컸고, 1년새 증가폭은 신한은행이 두드러졌다. 먼저 KB국민은행의 연간 이자이익은 10조2239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8701억원)보다 3.58% 증가하며 10조 규모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5.17% 증가한 8조8370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 규모가 줄어든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간 이자이익은 7조7385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9175억원)보다 2.26% 감소했다.
이에 반해 비이자이익은 여전히 이자이익 규모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3대 은행의 비이자이익 총합은 전년 동기(2조4708억원)보다 4.36% 증가한 2조57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순익 1위를 따내며 리딩뱅크로 올라선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전년(4317억원)보다 20.59% 증가한 5206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컸으나, 규모 자체는 시중은행 중 가장 작았다.
이자이익 규모가 줄었던 하나은행의 경우 비이자이익은 되레 늘었다. 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9450억원으로, 전년 동기(8708억원)보다 8.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4.74% 감소한 1조1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금융환경이 대출 비즈니스에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대출 위주 수익 창출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대출의 근간이 되는 우리나라 실물경제의 성장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향후 1%대 성장률이 전망되는 등 실물경제 여건이 대출 위주 수익 전략에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은행의 가계 대출 위주 수익 전략의 매력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 순이자마진은 시장금리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우리나라 시장금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코로나 사태로 2020년부터 상승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면서 “향후 저성장 추세가 이어질 경우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대출의 수익성인 순이자마진도 낮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출 비즈니스의 매력도가 떨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또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의 억제 정책이 지속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데다 자본시장이 점차 발전해 가는 상황에서 기업대출 수요도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은 향후 대출 위주 수익 창출 전략의 지속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임을 인식하고 비이자수익 증대 등 근본적인 전략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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