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경영권 분쟁’ 초읽기…‘항공업 진출’ 대명소노에 쏠린 눈

시간 입력 2025-02-03 17:45:00 시간 수정 2025-02-03 17: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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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소노, 티웨이 경영진 전면 교체·유상증자 등 요구
서준혁 회장 “항공 산업 진출은 곧 그룹의 신성장 동력”
에어프레미아 인수 가능성도…‘통합 대한항공’에 도전

국내 최대 호텔·리조트 기업인 대명소노그룹이 최근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확보를 통한 항공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향후 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이 두 항공사의 경영권을 모두 인수하면 합병을 추진해 저비용 항공사(LCC)가 아닌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명소노, 티웨이 경영권 참여 본격화…서준혁 회장 “항공 산업 진출”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22일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경영 개선을 요구하며 경영권 참여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앞서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0일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에게 경영진 전면 교체,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 요구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요구서를 보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경영개선요구서에서 “티웨이항공은 부족한 정비 비용과 인력, 항공안전감독에 따른 높은 개선지시비율로 미뤄볼 때 항공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국토교통부가 평가한 운항 신뢰성 부족과 연쇄적인 행정 조치에 따른 과태료 부과 등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주주제안을 통해 신규 이사 선임에 대한 의안 상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안정적인 항공사 운영 전략을 수립하고, 재무구조 개선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지난 21일에는 티웨이항공에 오는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의안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을 전달하고,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요청해 둔 상태다.

이번 주주제안에서 소노인터내셔널은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 등 9명의 이사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서 회장은 대표이사직에 도전하지는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 정관을 보면 이사의 수는 3명 이상 12명 이내다. 현재 이사는 7명이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사는 모두 4명이다. 정홍근 대표이사, 김형이 경영본부장 등 사내이사가 2명이고 김성훈 변호사, 최성용 더스노우볼 대표 등 사외이사가 2명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번 경영 개선 요구와 주주제안이 티웨이항공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대명소노그룹의 풍부한 국내외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출시와 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해 티웨이항공의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항공 산업 진출을 대명소노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항공기.<사진제공=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확보 가능성도…‘통합 대한항공’에 도전할까

티웨이항공의 최대 주주는 티웨이홀딩스와 예림당으로 지난 14일 합산 기준 30.0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2대 주주로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16.77%)과 계열사인 대명소노시즌(10%)을 합해 지분 26.77%를 확보한 상태다. 최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지분 격차는 3.29%포인트에 불과하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지분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서 회장의 항공업 진출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회장은 2011년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로 재직할 당시 매물로 나온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고, 이번에 다시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

대명소노그룹은 또 다른 LCC인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확보 가능성도 열어놨다.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은 AP홀딩스 우호지분 46%, 소노인터내셔널 11%, JC파트너스 우호지분 11%, 기타주주 32%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11월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JC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2% 중 절반인 11%를 581억원에 인수해 사실상 2대 주주에 올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오는 6월 이후 잔여 지분 11%를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도 청구권)도 확보하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합병을 거쳐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과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모두 운항하는 새 항공사를 출범한다는 구상이다. 일명 ‘통합 티웨이항공’이 제주항공, 진에어 등 다른 LCC가 아닌 ‘통합 대한항공’의 아성에 도전하는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에서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항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미주 중심의 장거리 항공편을 띄우고 있다. 현재 두 항공사 간 중복 노선은 없다.

두 항공사가 보유 중인 항공기는 현재 43대(티웨이항공 37대·에어프레미아 6대)로 대한항공(161대)과 아시아나항공(82대)에 비하면 크게 적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대명소노그룹이 두 항공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항공기 확보와 운항편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명소노그룹의 경영권 참여 움직임에 대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주주 간의 문제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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