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외화자산, 삼성·한화·교보 ‘빅3’가 54% 점유…환헤지 관리 주의보

시간 입력 2025-02-03 07:00:00 시간 수정 2025-01-31 19: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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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보유 외화표시유가증권, 2023년 3분기 84조→작년 3분기 93조
보험硏 “환율 요동칠수록 환헤지 관리 어려워…운용 전략 재정비 필요”

국내에서 영업중인 22개 생명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표시유가증권의 총액이 1년 동안 9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 생보사 외화표시유가증권 총액은 93조27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3분기 84조8034억원보다 8조4756억원 많은 액수다.

◇ 삼성생명, 총액·증가 폭 모두 1위…高환율에 유동성 관리 난항 예상

상위 생보사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의 외화표시유가증권 총액을 합산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52조2095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국내 생보사 외화표시유가증권 총액 중 54%의 비중을 차지하는 액수다. 이때 삼성생명의 외화표시유가증권 총액은 24조773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교보생명 15조5953억원, 한화생명 12조5367억원 순으로 많았다.

상위 생보사 중 삼성생명의 외화표시유가증권 총액 증가 폭이 1년 동안 가장 컸다. 삼성생명의 외화표시유가증권 총액은 2023년 3분기 20조746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4조773억원으로 3조3277억원(16%) 늘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13조6392억원에서 15조5953억원으로 1조9561억원(14.3%) 증가했으며 한화생명은 12조2624억원에서 12조5367억원으로 2743억원(2.2%) 증가했다.

이 외화표시유가증권은 자산으로 분류되며 해외채권, 해외주식, 국내 기업의 해외발행 외화표시채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해외채권 비중이 75% 내외로 가장 높다. 해외채권은 환율 변동에 따라 채권 원화 가치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철저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이런 외화표시유가증권 보유에 따른 환헤지 유동성 관리에 향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이 현재 1458원대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美 트럼프 정부 2기’가 공식 출범하면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면서 국제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올라가고 동시에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때문에 보험사 자산운용 전략의 재정립도 요구되고 있다. 현재와 같이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고환율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환헤지 관련 비용이 상승에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효과적인 투자자산 재정비가 요구된다. 

◇ 1400원대 중반 수준에서 환율 등락 예상…거시 여건 종합적으로 고려

대내적으로는 대통령 비상계엄 여파로 정치적 불안정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경제에 불안감이 높아져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한때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록한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인 148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큰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보험사들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환헤지 비용 상승으로 인한 유동성 관리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보험사들은 앞으로 원/달러 환율을 비롯해 한미 금리차 등 급변하는 거시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의 환헤지 비율이나 기간 및 수단 등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단기 환헤지 계약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롤오버 헤징에 대한 비중을 조절하고 투자 기간에 매칭되는 최적의 환헤지 기간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율이 오르면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외화자산의 가치가 오르기 때문인데 문제는 국내 보험사들은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부채의 만기가 길어서 장기투자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스왑 시장에서는 국내 보험사들이 선호하는 장기 외화표시유가증권에 상응하는 만기의 환헤지 계약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국내 보험사들은 외화표시유가증권보다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환헤지 계약을 차환하는 환헤지 전략을 구사한다. 하지만 이 전략으로 외화표시유가증권 투자 확대 시 단기 환헤지 계약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해 관련 비용이 급등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이때 국내 보험사들은 외화표시유가증권을 중도에 매각하거나 미헤지 상태에서 만기까지 보유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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