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장들, 고객가치 최우선 한목소리
경영환경 변화에 맞춘 ‘영업 방식 전환’ 주문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1월 3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 블루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New Route for Value-up’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국내 주요 은행들이 신사업 진출보다 ‘고객 중심’에 올해 경영 방향성을 맞췄다. 은행업이 대표적인 내수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격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할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지난달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올해 경영전략과 중점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3일 개최한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는 정상혁 은행장을 비롯한 임원, 본부장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경영환경 변화에 맞춘 성장방식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고객 및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주요 전략과 세부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정 행장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고객몰입조직’으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고객몰입조직이란 직원 모두가 같은 시선으로, 고객을 더욱 가까이에서 세밀하게 바라보는 조직을 뜻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솔루션그룹 내 개인솔루션부와 기업솔루션부를 통합한 ‘고객솔루션부’를 신설했다. 이 역시 ‘고객몰입조직으로의 전환’이라는 방향성 아래 조직 역량의 연결과 확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지난달 24일 전국 영업점장 회의를 열고 ‘고객가치 최우선 IBK’를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정했다. 이와 함께 그는 △고객중심 경영 △탄탄한 수익기반 구축 △미래 성장동력 확보 △조직 자긍심 강화 △지속가능 금융을 5대 전략방향으로 제시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은행의 본원적 경쟁력은 차별화된 고객가치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 생애주기별 지원체계 완성, 중소기업 디지털화 등 차별화된 중소기업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데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임직원에 당부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1월 23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2025년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올해 새 사령탑을 선임한 주요 은행들 역시 고객중심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클럽과 같이 고객과 신뢰 관계를 조성하는 게 국민은행의 가치이자 참모습이라고도 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 역시 은행의 존재 이유인 고객에 집중해 모든 과정에서 고객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고민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본인이 직접 현장에 뛰어드는 솔선수범한 모습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업그룹장 시절 ‘발로 뛰는 현장경영’을 토대로 시장의 변화를 미리 파악하고 준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23일 임원, 본부장, 지점장 등 900여명이 참석한 ‘2025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외형적인 성장보다 내실에 집중해 고객기반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무리한 영업 확장보다 우량고객 유치에 더욱 집중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 행장은 성장동력 확보뿐만 아니라 고객 신뢰 회복에도 앞장서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는 지난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을 포함한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매월 첫 영업일과 마지막 영업일에는 지점장이 직접 금고를 개폐하고 금고 내부 관리 상태를 점검하면서 내부통제에 대한 마음가짐을 가다듬어 달라”며 “‘사고 직원은 동료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온정주의 및 연고주의를 철저히 배격해야 내부통제가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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