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차입금 1122억원→ 4754억원…1월에도 700억원 차입
영업손실 2021년 216억원에서 2023년 1096억원으로 급증
고가 브랜드 ‘더미식’, 소비불황으로 시장에서 성과 내지 못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더미식밥 제품을 들고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목표로 경영 중인 하림산업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4년 전 야심차게 선보인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이 아직까지도 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차입금과 영업손실이 계속 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지난달 17일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용도로 700억원을 차입했다.
계열사와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꾸준히 수혈받고 있는 하림산업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2019년 말 1065억원에서 현재 4754억원으로 4년간 346.4% 급증했다.
이는 누적된 영업손실로 하림산업의 현금창출능력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 지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하림산업의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3327억원까지 늘었다.
하림산업 영업손실은 2021년 589억원에서 2022년 868억원, 2023년 1096억원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21년 216억원, 2022년 461억원, 2023년 705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수익성 확보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배우 이정재를 더미식의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고, 공장 증설·제품 확장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왔지만 4년간 수익성은 계속 악화했다. 국내 소비불황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더미식의 고가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런 와중에 하림산업은 2023년 스트릿푸드 전문 브랜드 ‘멜팅피스’,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등 2개의 HMR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 역시 아직까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족한 리더십과 경쟁력 없는 신사업 전략도 하림산업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흥국 회장은 2021년 10월 하림을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라면·즉석밥 등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을 론칭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이라는 명분으로 HMM(옛 현대상선)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HMM 인수는 인수자금 확보와 노조 반발 등으로 좌절됐다.

하림산업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올해 카테고리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달에는 더미식 브랜드 소스와 양념 제품 출시를 위한 품목 보고를 마쳤다. 찌개와 볶음, 조리 등 여러 음식에 사용되는 양념과 소스 등을 제품으로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구성원들에게 기본에 충실한 경영과 지속적 경쟁력 유지를 당부했다. 김 회장은 “내적으로는 세밀한 관리를 통해 낭비를 없애고,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경쟁력을 키워가야(한다)”라며 “One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를 통해 생성·확대되는 데이터들은 독자적인 인공지능으로 발전하여 우리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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