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아파트 공급물량 ‘반토막’…건설사 신규공급 요인 악화

시간 입력 2025-01-26 07:00:00 시간 수정 2025-01-27 09: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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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분양 4만3181가구…전년比 42%↓
한동안 신규 공급보다는 미분양 털어내기 집중

서울시 내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시 내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아파트 분양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뚝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인상, 국내외 정세불안 등에 따라 한동안 건설사들의 신규 아파트 공급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30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4만318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분양 물량 7만4356가구와 비교하면 42% 줄어든 수치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규모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때는 2009년 상반기로, 2만6980가구를 공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물량 감소가 건설사들의 공급 조건이 악화된데 있다고 분석한다. 공사원가가 오르고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건설사들이 자금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아파트를 신규 공급할 요인이 줄었다는 것이다.

한동안 건설사들은 신규 아파트 공급 대신 공급과잉 시기 분양했던 아파트에 대한 미분양을 털어내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조주현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사원가가 오르고 건설사 부채관리를 위한 금융 당국의 통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를 공급할 요인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작년까지 건설사들은 기존에 수주한 사업들을 공급하는데 집중을 했고 신규 수주는 최소화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미분양 물량들을 분양하는 것이 중요하지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자금부담 리스크를 안고갈 요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엄 및 탄핵정국에 따른 국내 정세 불안과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에 따라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는 중동정세도 공급 불확실성에 원인이 된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국내외 정세 불안이 환율 급등을 불러오면서 원자재 가격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며 “건설사는 공사를 시작할 때 웬만하면 공사비를 확정하는데, 공사 중간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물가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다 떠안아야 하는 만큼 신규 아파트 공급에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공급 물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아파트 거래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향후 입주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전세 공급 부족과 전세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입주물량은 이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2월 전국 아파트 1만9486가구(임대포함)가 입주를 시작할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지난해 동기 3만1079가구가 입주한 것과 비교하면 37.3% 감소한 수치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올해부터 분양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다보니 향후 입주물량도 담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 분양, 입주 물량이 줄어들게되면 전월세 시장은 가격 잡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컨설팅센터 랩장은 “공사비 상승에 따라 분양가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수요자 입장에서는 손해보지 않을 만한 양질의 사업장 위주로 선별 청약하는 기조가 강해질 것”이라며 “지방이나 미분양이 많은 지역에 대한 수요는 더욱 감소하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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