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 ‘먹구름’ 낀 제약업계…원료 수입·R&D 비용 부담 가중

시간 입력 2025-01-26 07:00:00 시간 수정 2025-01-27 09: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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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 원료의약품 없어 원가 상승
수탁기관 달러 거래…해외 임상 비용↑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올해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원료의약품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해외 임상 비용 증가해 국내 제약사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요 업종별 협회 12곳과 함께 ‘고환율 기조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기상도로 표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제약·바이오산업의 전망은 흐림(다소 부정)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인도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을 수입하는 기업들의 경우, 제품 원가 상승 압박으로 인한 글로벌 수급 불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5.6%에 머물렀다. 자급도는 ‘원료의약품 순생산액(생산-수출)’을 ‘국내 생산 규모(생산-수출+수출)’로 나눈 것을 의미한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국내에서 제조하는 원료의약품이 거의 없어 어쩔 수 없이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무역거래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지불해야 할 원화가 많아져 원가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제약 산업은 정부에서 규제하는 산업으로 원가가 올랐다고 해서 약가를 마음대로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업계는 더욱 환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원가가 상승하면 약가가 정해져 있는 전문의약품의 특성상 생산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반의약품은 제약사에서 약국 공급가를 정할 수 있지만 소비자의 부담이 증가해 약가 인상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약의 해외 진출을 염두 해 둔 제약사의 경우 해외 임상 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가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 1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더 힘들 것이란 응답이 67%로 조사됐다. 이 중 고환율로 인한 연구개발(R&D)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이 35건으로 지난해(11건) 보다 24건 늘었다.

해외 임상시험은 주로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계약을 맺고 통상 달러로 결제가 이뤄진다. 따라서 환율이 높아지면 당초 예상했던 R&D 비용의 지출이 늘고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측의 설명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주로 해외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환율로 인한 R&D 부담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바이오텍의 보유 자금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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