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0시대] 취임과 동시에 글로벌 자본시장 요동, 국내외 증시 향방 ‘안갯속’

시간 입력 2025-01-21 17:28:45 시간 수정 2025-01-21 17: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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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미 증시 휴장…전일 뉴욕 3대지수 모두 상승하며 기대감 드러내
국내 증시는 일단 관망세…관세 리스크 일단 보류에도 위험성 여전히 상존
보편관세 아니면 1기와 비슷할 듯…1기 행정부 당시 미 증시 4.5% ↑
트럼프 2기 행정부 요직 맡은 머스크 기대효과에 서학개미 테슬라 매수 러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모습이다. 국내 자본시장도 업종별로 유불리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효과’로 미 증시가 상승세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올해도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 열풍이 지속되면서 리테일 수익성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식 개시된 직후인 21일은 ‘마틴 루터 킹의 날’로 미 증시는 휴장했다. 이에 앞서 뉴욕 3대 지수(다우‧S&P500‧나스닥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78%,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 1.51% 상승했다.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보편 관세’ 리스크 제외하면 1기 행정부 때와 비슷한 강세 예상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 “나는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며 “우리 시민들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취임사에서 구체적인 신규 관세 부과 조치가 언급되지는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우려했던 수준보다는 한층 유화적인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 출범 초기 ‘허니문’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등 2기 내각이 다행히 공격적 정책보다는 유연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 역시 긍장적으로 화답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증시는 관망세를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국내 산업계에는 업종별로 다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0일 우리 증시는 외국인의 매도세 속에 코스피는 전일 대비 3.50포인트(0.14%) 하락한 2502.05로, 코스닥은 2.97포인트(0.41%) 상승한 727.66포인트로 마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전화통화로 미-중 갈등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며, 우리 증시에도 보다 긍정적 기대감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증시도 관세 리스크 완화와 함께 트럼프 허니문 효과에 따른 미국 증시 반등으로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향후 변동성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해 있어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 여부를 좀 더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기 행정부 취임 당시인 2017년 1월 20일 이후 한 달간 미국 S&P500지수는 4.5%의 상승률을 보였다. 직전 1개월의 상승률(1.1%)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번에도 이미 새 정부에 대한 경계심은 선반영된 만큼, 당분간은 기대감으로 인한 ‘허니문 효과’가 더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후변화협정 탈퇴‧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관련주 표정 엇갈려

트럼프 1기 전체로 보면 S&P500지수는 41%, 나스닥 지수는 58.7%씩 올랐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무역 전쟁이 일어난 시기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에서도 코스피 지수는 52.4%라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에도 취임 첫날부터 우려됐던 ‘관세 폭탄’ 정책이 일단 보류되면서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발화시기가 곧 도래하는 만큼 시장 긴장감은 여전하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15%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보편 관세가 아니라면 트럼프의 대외 관세 정책 강도는 이전 1기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트럼프 관세 위협 발언으로 인한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는 경계가 필요하다”며 “아직 관세 리스크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날인 20일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 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국제 협약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 정책 역시 폐지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국내 2차전지, 자동차 관련 업종에도 영향이 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가 먼저 타격을 입었다. 21일 2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엔켐 등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예상됐던 관세 리스크가 보다 완화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자동차, 철강 관련주는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국내 자동차주는 약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대차가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호재가 있어 주가 방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증시 강세 지속시 ‘서학개미’ 열풍 이어질 듯…대형 증권사엔 호재

증권업계의 입장에서는 미국 증시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수익성을 견인한 주역인 ‘서학개미’ 열풍이 올해도 지속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실제 증권가에 따르면 주요 상장 증권사(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5곳 중 최소 4곳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올해도 금리인하가 주는 유동성 효과와, 해외주식 선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일본의 사례에서도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 해외주식 투자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와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혼돈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채권, 랩어카운트, 상장지수펀드(ETF) 등 보다 다양한 상품 판매가 경쟁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학개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테슬라의 매수세도 매섭다. 비록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며 약세로 돌아섰지만, 새 정부의 자문 기구인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역할론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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