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 “미 우선주의의 ‘부활’, 불확실성 더 커졌다”…K-반도체·배터리 ‘빨간불’

시간 입력 2025-01-17 07:00:00 시간 수정 2025-01-17 17:40:26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트럼프 2기, 21일 정식 출범…글로벌 불확실성 더 커져
냉혹한 정책 기조 예고…10~20% 보편 관세 부과
‘보조금 지원 근거’ CSA·IRA 등 법안 폐기도 공언
K-반도체·배터리 비상상황…위기대처, 대응전략 시급

오는 21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력한 ‘관세 정책’을 펼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노골적으로 ‘반도체 지원법(CSA)’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국내 산업계로서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CEO스코어데일리는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가중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함께 국내 기업들이 당면한 리스크를 진단하고,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는 무엇인지 조명하는 기획 시리즈를 진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①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 시대…K-반도체·배터리, 투자정책 ‘안개 속’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귀환에 성공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2.0’시대를 맞게 됐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앞으로 트럼트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경제·안보 측면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산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수출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사업 및 투자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20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다. 이번 취임식은 트럼프 당선인의 두 번째 백악관 입성을 기념해 과거보다 더욱 성대하게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0 시대의 부활을 앞두고 세계 주요 국가, 주요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냉혹한 경제정책 기조를 펼치겠다고 예고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전망이다.

가장 대표적인 위기 요인은 트럼프 정부가 주요 경제정책 기조로 제시한 강력한 관세 정책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최근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4일 “우리의 관세와 수입세, 외국의 원천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을 징수할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이 미국 납세자의 세금을 걷는 것처럼 관세를 걷을 별도 기관을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우리의 위대한 국민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국세청에 의존해 왔다”며 “미국 경제는 무르고 한심할 정도로 약한 무역 협정을 통해 우리 자신을 과세하면서 세계에 성장과 번영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그것을 바꿀 시기다”며 “우리는 우리와 교역에서 돈을 벌어가는 이들에게 청구하기 시작할 것이고, 그들은 드디어 공정한 몫을 내기 시작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또한 트럼프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 지급하는 보조금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미국의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대만 등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며 “대만은 엄청나게 부유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공장을 짓도록 (미국은)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에 지은 반도체공장을) 이후 다시 자국으로 가져갈 것이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같은 발언은 AI(인공지능) 특수를 타고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지원금을 아예 폐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파격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미 현지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미 텍사스에 170억달러(약 24조7418억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2030년까지 누적으로 약 450억달러(약 65조4930억원)를 투자해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첨단 R&D 시설을 신축키로 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월 미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약 38억7000만달러(약 5조6332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에 AI용 AVP(어드밴스드패키징)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최초다.

그러나 트럼프가 반도체 보조금 폐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K-반도체의 대규모 미국 투자에도 차질이불가피해 보인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 지원법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 왔다”며 “반도체 지원법 일부 수정 또는 축소 가능성이 있는 만큼 K-반도체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배터리 업계에 시설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는 근거인 IRA 폐기도 공언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15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조정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친환경차·이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배터리의 초격차 기술 확보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이 대거 담겼다.

아울러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적극 대응한다. 보편 관세 부과, CSA·IRA 폐기 등 위기 요인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업계와 현지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 각 지역 주지사, 상·하원 의원 등 주요 인사들에게 한국 기업의 현지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 기술·공급망 협력 등 긍정적 활동·효과를 소개하고,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