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자본건전성 강화…작년에만 후순위채 1.9조 발행

시간 입력 2025-01-17 13:00:00 시간 수정 2025-01-16 17: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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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해지 보험율 산출 새 기준...자본건전성 악화에 영향
생보사 3곳, 지난해 3분기 킥스 비율 200% 아래로 하락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63빌딩.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이 작년에만 2조원에 가까운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보험상품 해지율 산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보수적으로 발표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해지율의 경우 낮게 잡을수록 회사 자본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책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생명의 후순위채 발행금액은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발행금액인 5000억원 대비 3배 넘는 액수이자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그 다음으로 현대해상 1조8000억원, 교보생명 1조3000억원, 메리츠화재 8000억원 순으로 많았다.

한화생명과 현대해상, 교보생명, 메리츠화재를 비롯해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채 총액은 7조555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까지 더하면 총액은 8조655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2023년 총액인 3조1540억원보다 174.4% 폭증한 수치다.

보험사 지난해 후순위채 발행금액.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이를 놓고 금융당국이 작년 11월 발표한 무저해지 보험상품 해지율 산출을 가이드라인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때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의적으로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에 대한 낙관적 가정을 하지 못하도록 계리적 가정을 강화했다. 실제로 한화생명의 무저해지 상품 판매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93%로 보험사 중 가장 높게 나왔다.

보험업계는 보험사들이 이처럼 자본성증권 발행금액을 늘린 것과 관련해 기준금리 인하, 신회계제도 IFRS17 영향력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이 IFRS17 하에서 회사 자본건전성을 가늠하는 지급여력비율(이하 킥스 비율) 하락 방어에 많은 힘을 쏟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킥스 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융당국에서는 킥스 비율을 150%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200%를 유지를 지향하고 있다.

킥스 비율이 2023년 3분기 200% 이상에서 지난해 3분기 200% 미만으로 떨어진 생보사는 DB생명,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다. DB생명은 200.81%에서 173.98%로 26.83%포인트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삼성생명은 220.51%에서 193.79%로 26.72%포인트 하락했다. 미래에셋생명은 204.44%에서 193.79%로 10.65%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손보사의 경우 롯데손보 148.93%⟶128.72%로 20.21%포인트, 한화손보 190.38%⟶178.18%로 12.2%포인트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172.1%⟶170.14%로 2.0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하나손보는 160.9%⟶178.04%로 17.14%포인트 증가했으며 흥국화재도 1.27%포인트 증가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감독당국이 무저해지 상품에 대한 계리적 가정을 강화하면서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과 자본이 감소한 것이 보험사들 킥스 비율 하락 요인”이라면서 “지난해 9월 말 2.992%였던 국고 10년물 금리가 같은 해 12월 말 2.855%로 하락한 것도 기타포괄손실 확대로 킥스 비율을 하락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연말 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 연초의 퇴직연금 자금이 물량 해소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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