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거점 항공사 ‘에어부산’ 존치 방안 놓고 시끌
부산시 “통합 LCC 본사, 인천 아닌 부산에 유치”
시민단체, 분리매각 또는 독자 항공사 설립 주장

에어부산 A321LR 항공기.<사진제공=에어부산>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삼은 유일한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존폐 기로에 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후 산하 LCC인 진에어와 에어서울·에어부산을 합친 ‘통합 LCC’ 출범 과정에서 에어부산이 거점 항공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산 지역사회에서는 통합 LCC의 본사를 인천이 아닌 부산에 유치하거나, 분리매각이 안되면 차라리 신생 항공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4일 부산광역시와 에어부산 등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오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한다.
에어부산은 정병섭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담당(상무)과 송명익 대한항공 기업결합TF 총괄팀장(상무)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서상훈 대한항공 재무 컨트롤러 담당(상무)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정병섭 상무가 에어부산 대표이사를, 송명익 상무가 영업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출신 임원들이 에어부산의 경영진을 대거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서울·에어부산을 흡수해 몸집을 불리는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부산 지역사회에서 강력하게 요구하는 거점 항공사 존치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부산 거점 항공사 존치 방안으로 통합 LCC 본사 유치, 에어부산 분리매각, 독자적인 부산 항공사 설립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부산시는 대한항공이 LCC 3사를 합칠 때 통합 LCC의 본사를 인천이 아닌 부산에 유치하는 것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기업결합 절차가 완료된 만큼 부산 거점 항공사 존치 여부를 두고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부산시는 2029년 말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앞두고 거점 항공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항을 개항할 때는 지역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노선을 공급해 줄 거점 항공사가 필수적이다. 박형준 부산시장 또한 통합 LCC 본사 유치가 안되면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검토하고, 분리매각마저 어렵게 되면 마지막 대안으로 독자적인 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의 성공적인 개항을 위해서는 지역 거점 항공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동안 지역 거점 항공사 존치를 위해 대통령실, 국토부, 산업은행 등 관계기관에 지속해서 요청해 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은 대한항공에 가덕도신공항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는 이유로 에어부산 분리매각과 부산 거점 항공사 신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과 ‘가덕도 허브공항 시민추진단’은 지난 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라 통합 LCC 본사는 인천으로 갈 확률이 높아졌다”면서 “지금이라도 부산시와 지역 상공계가 나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부산은 에어부산을 설립하고 키워왔던 경험이 있고,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앞둔 장점을 갖고 있다”며 “부산 시민이 원하는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안되면 지역이 주체가 되는 신생 항공사 ‘부산에어’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시정평가대안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6일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부산에어(가칭) 설립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부산에어는 대한민국 제2의 허브공항인 가덕신공항을 모항으로 하며,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하는 국적 항공사를 표방하면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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