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회장 “불확실성 커져”…기초체력 확보에 방점
금융당국 수장들도 “시장 안정 최우선으로 하겠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각 사>
국내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이 새해 경영 키워드로 위기관리를 꼽았다. 국제 정세는 물론, 국내 상황까지 불확실성이 커지며 외형 확장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방향을 밝혔다.
이날 신년사에서 지주 회장들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대내외적 불확실성 증대, 각종 사회적 문제가 맞물려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안정성과 효율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킬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며 “효율과 혁신을 통해 KB의 체력을 더욱 탄탄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KB금융은 ‘효율경영’과 ‘혁신성장’에 무게를 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3부문 7담당 6본부 30부로 구성된 조직을 3부문 8담당 4본부 31부로 개편하고, 실행력 중심의 효율적 조직 구현을 위해 부문·담당체계 강화, 조직 슬림화 등을 단행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그는 “속도는 빠르게, 절차는 간소하게 개선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며 “고객 경험 관리를 더욱 고도화하고 금융 수요자 중심의 솔루션 및 그룹사 시너지 발굴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복잡한 전략이나 단기적 해결책보다는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함영주 회장은 “흔들리지 않는 기초체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본연의 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강화해야 한다”며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더디 가더라도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올 한 해를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강한 대응력을 유지하고,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부터 횡령·배임 등 각종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렀던 만큼,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달부터 본격 시행된 책무구조도 또한 이들이 내부통제 강화를 외친 요인이다.
진옥동 회장은 내부통제를 신한금융의 핵심 경쟁력으로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올해는 보다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가 구동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 평가,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함영주 회장은 ‘엄격한 내부통제’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회장은 새해 경영 목표를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설정하고 “신뢰가 훼손된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회장은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근원적으로 혁신하고 윤리적 기업문화를 확립해 나가겠다”며 “기업문화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중도에 절대 포기하지 않고 중단 없이 긴 호흡으로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 수장들 역시 새해 위기관리를 통한 시장 안정에 집중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시장 안정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어려운 취약계층에 대한 민생 금융을 강화하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금융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며 “불확실성의 시대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길은 각자가 자기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경제활동이 위축됨에 따라 종합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실물경제,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우려가 확대되고 대외 신인도 손상될 수 있다”며 “우리 금융시스템이 정치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독립적·체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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