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델타항공도 M&A로 성장…‘통합 대한항공’ 미래는?

시간 입력 2024-12-19 17:45:00 시간 수정 2024-12-19 17: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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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아메리칸항공 등 글로벌 항공사 간 합종연횡 주목
M&A 현재진행형…루프트한자의 최근 이타 인수가 대표적
2027년 출범 앞둔 ‘통합 대한항공’…세계 10위권으로 도약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항공사 간 인수합병(M&A)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글로벌 상위 5개 항공사는 모두 M&A 절차를 거쳐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선례를 따라 오는 2027년 출범을 앞둔 ‘통합 대한항공’도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사 간 M&A 건수는 이날 기준 100건이 넘는다.

미국 정부가 1978년 세계 최초로 ‘항공자유화 정책’을 시행하며 신규 항공사가 대거 생겨났고, 1990년대에는 경쟁에서 밀려난 항공사 수십 곳이 문을 닫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고유가 기조와 9.11 테러,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항공 시장이 타격을 받으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항공사 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했다. 당시 인수 주체였던 항공사들은 여객 수송 능력과 협상력 제고 등에 힘입어 경쟁력을 키웠고, 현재 매출 기준 글로벌 1~5위 항공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1위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은 2007년 파산 졸업 이후 합병을 추진했고, 2008년 당시 미국 5위 항공사였던 노스웨스트항공을 인수해 세계 최대 항공사로 성장했다. 2위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도 2010년 미국 4위였던 콘티넨탈항공을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양사는 각자가 강점이 있는 태평양 노선과 대서양 노선에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3위 항공사인 미국 아메리칸항공은 2013년 당시 미국 5위 항공사였던 US에어웨이스를 품으며 아메리칸항공 그룹으로 재탄생했다. 이 회사는 합병 직후 매출 기준 미국 최대 항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글로벌 4위와 5위에 오른 유럽 항공사들도 지역 내 항공사 인수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4위인 독일 루프트한자는 2005년 스위스항공, 2008년 벨기에 브뤼셀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 2009년 독일 유로윙스와 자회사 저먼윙스 등을 인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 루프트한자는 2017년 파산한 독일 저비용 항공사(LCC) 에어베를린의 일부를 인수하며 2018년부터는 유럽 최대 항공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에어프랑스-KLM 항공 그룹도 2004년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가 경영난에 시달리던 네덜란드 KLM을 인수하며 에어프랑스-KLM 항공 그룹을 만든 것이 도약의 계기가 됐다. 에어프랑스-KLM은 합병 직후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 항공업계 1위로 올라섰다. 당시 유럽 내 항공 시장 점유율도 25.5%를 기록하며 루프트한자를 제치기도 했다.

대한항공 B737-900ER.<사진제공=대한항공>

글로벌 항공사들의 M&A는 계속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분석된다. 루프트한자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이타(ITA)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물리적 결합 이후 내년부터 2년간 화학적 결합으로 탄생할 통합 대한항공이 세계 10위권의 메가 캐리어로 도약할 것으로 관측한다.

현재 양사의 보유 항공기 수는 대한항공 158대(여객기 135대·화물기 23대), 아시아나항공 80대(여객기 68대·화물 12대)를 합쳐 총 238대로 기단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자산도 크게 불어난다. 지난해 기준 양사의 통합 매출은 21조1000억원(대한항공 14조6000억원·아시아나항공 6조5000억원), 통합 자산은 42조8000억원(대한항공 31조원·아시아나항공 1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여러 우려를 극복하고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다른 나라의 항공사 인수합병 성공 사례를 잘 참고해 섬세하고 조화롭게 통합 절차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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