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EZ·하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1000억원대 누적손실
수익성 악화에 ‘장기보험’으로 활로…“수익성 확보 위한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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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보험사들이 적자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연달아 최대 실적을 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한EZ·캐롯·하나·카카오페이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은 올해 3분기까지 1000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EZ손보는 출범 첫해인 2022년 1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52억원의 당기순손실보다 88억원 늘어난 1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캐롯손보는 2020년 382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8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7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까지 3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손보는 2022년 6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7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손실은 259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손보는 2022년 261억원, 지난해 3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교보라이프플래닛은 103억원, 22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처럼 디지털보험사들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로 영업 채널의 한계를 꼽는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이들은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모형에 기반하는데 오히려 이 사업모형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보험업법상 수입보험료 90% 이상을 비대면으로 모집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비대면을 통해 상품에 가입한 비중은 2021년 기준 생보 0.6%, 손보 6.2% 수준에 불과하다.
참고로 캐롯손보와 카카오페이손보는 CM 채널 판매 비중을 9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나손보의 비대면 채널 비중은 2022년 73.3%이며 이 중 CM 채널 비중은 2020년 9.7%에서 지난해 3분기 16.2%까지 6.5%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디지털보험사들은 소액 단기보험 등 미니보험 위주로 판매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품은 고객층 확보가 쉬운 대신 수익성이 높지 않다. 무엇보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과 가입 편리성을 차별성으로 내세우며 인바운드 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으므로 수익성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디지털보험사들은 장기보험으로 새 활로를 찾는 모양새다. 특히 새 국제회계 제도인 IFRS17 하에서는 장기보험 계약을 늘리는 게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도 유리하다.
신한EZ손보는 작년 1월 첫 장기보험 상품으로 운전자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신계약 건수를 기준으로 신한EZ손보의 장기보험 판매 비중은 12% 수준이다. 하나손보는 GA 채널을 중심으로 장기보험을 늘리고 있다. 장기보험 판매 비중을 2020년 3%에서 작년 9월 기준 6%까지 끌어 올렸으며 동시에, 올해 초 삼성화재 출신인 배성완 사장을 영입해 대면 채널 영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장기보험 계리결산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백엔드 개발자를 모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난 5월 ‘영유아보험’을 출시했다. 8월에는 6~15세 초·중학생 전용 상품 ‘무배당 초·중학생보험’을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올해 초 수립한 사업전략에 맞춰 저축성 보험에서 보장성 보험으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디지털보험사가 위험 보장 공백을 완화하고 디지털판매 채널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수익성을 높여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보험사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비용을 줄이는 사업모형인 만큼 보험산업에 정착한다면 새로운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보험산업의 다양한 사업모형을 위해 인슈어테크의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인가를 통한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실질적인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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