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예대금리차, 8월 기준 0.57%포인트…전월보다 0.136%포인트 상승
주요 금융지주사, 이자 이익 늘리면서 3분기에만 5조4741억원 당기순이익 시현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은행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리면서 그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 수익은 늘어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은행을 자회사로 둔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실적도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3분기에만 5조원이 넘는 돈을 벌었는데 예대금리차로 인한 이자 이익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지난 8월 평균 0.5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7월 평균 0.434%포인트보다 0.136%포인트 오른 수치다.
은행 별로는 KB국민은행의 예대금리차가 0.44%에서 0.71%로 0.27%포인트 상승하며 위로 가장 크게 움직였다. 이어 NH농협은행이 0.85%에서 1.10%(0.24%포인트), 우리은행이 0.15%에서 0.23%(0.08%포인트), 하나은행이 053%에서 0.58%(0.05%포인트), 신한은행 0.20%에서 0.24%(0.04%포인트) 순으로 움직였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은 지난 23일 주요 예·적금 금리를 0.25~0.55%포인트 인하했다. 같은 날 우리은행도 만기 1년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의 약정 이자율을 연 2.2%에서 연 2%로 0.2%포인트가량 내렸다.
이처럼 은행 예대금리차 간극이 더 넓어지면서 이들을 품고 있는 5대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누적 이자 이익은 37조61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인 11조5262억원보다 약 3배 많은 액수다. 이렇게 이자 이익이 폭증하면서 5대 금융지주사들의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6조5805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 4조3953억원, 신한금융지주 3조9856억원, 하나금융지주 3조2254억원, 우리금융지주 2조6591억원, NH농협금융지주 2조3151억원 순이다. 이는 전년 동기15조6559억원 대비 5.9% 늘어난 액수이자 역대 최대치다. 이들은 3분기에만 5조47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예대금리차는 향후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경쟁 은행이 수신 금리를 낮출 때 같이 수신 금리를 내리지 않게 되면 그만큼 자금 유입이 늘어 이자 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은행 입장에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로 대출 확대가 어려운 만큼 고객 자금을 끌어모을 유인이 없다는 고민도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국은행이 이달 11일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뒤, 금융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예대금리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30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히 고금리인 상황에서 은행들이 이자 이익을 많이 내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금 길게 본다면 상생의 노력, 결국은 혁신의 노력을 은행들이 좀 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이익이 냈을 경우 우리는 칭찬하지만 은행이 이익을 많이 내면 되려 뭐라고 말한다. (혁신의 노력 관점에서) 과연 그 차이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