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미국·유럽 홀린 기아 EV9…디자인·성능·실용성 ‘엄지척’

시간 입력 2024-10-11 17:20:24 시간 수정 2024-10-11 1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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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외관·깔끔한 실내 디자인 인상적
공간 활용성 합격점…뛰어난 정숙성 눈길
안정적 코너링 발군…실전비 5.1km/kWh

EV9 주행 주행 모습.<사진제공=기아>

기아 EV9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유독 고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전기차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격전지인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며 우수한 상품성을 입증했다. 디자인, 성능, 실용성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전기차’라는 호평 세례를 받으며 세계 각국의 권위 있는 자동차상을 휩쓸고 있다. 국내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이유로 지목된 높은 가격을 제외하면 EV9은 대체 불가한 ‘3열 대형 전기 SUV’라는 생각이 들었다.

11일 EV9을 타고 경기 용인에서 출발해 강원 양양을 왕복하는 약 4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EV9 EV AWD의 어스 트림으로, 에어·어스·GT-Line 등 3개 트림 중 상위 모델이다.

EV9의 첫인상은 웅장함 그 자체다. EV9은 전장 5010mm, 전폭 1980mm, 전고(루프랙 기준) 1755mm의 차체 크기를 갖췄다. 동급 내연기관차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전장은 15mm 길며, 전폭과 전고는 각각 5mm씩 넓고 높은 수준이다.

전면은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다. 전기차인 만큼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을 탑재해 깔끔한 인상을 준다. 라이팅 패턴은 6가지로, 개인 취향에 따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그릴 양옆에는 여러 개의 작은 정육면체로 구성된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와 별자리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맵 LED DRL(주간주행등)’이 조화를 이룬다.

측면은 정통 SUV를 닮은 대담한 차체 비율이 인상적이다. 직선으로 구현한 다각형과 볼륨감 있는 차체 면이 대비를 이뤄 강인하고 단단한 모습이다. 후면은 ‘스타맵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세로로 길게 배치한 덕에 차폭이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와 함께 안정감을 준다. 히든 타입 와이퍼와 부드러운 면으로 매끈하게 처리한 테일게이트는 세련미를 더하는 부분이다.

EV9 실내.<사진제공=기아>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화면처럼 매끄럽게 연결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뛰어난 시인성과 개방감을 선사한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시동 버튼을 통합한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가 있는데, 조작이 상당히 편리하다. 센터페시아에 최소한의 물리 버튼만을 남긴 점 또한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1열 운전석과 조수석의 헤드레스트에는 메쉬 소재가 적용됐으며, 머리를 댈 때마다 시원하고 안락한 느낌이 들었다.

공간 활용성은 기대 이상이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3100mm로, 기아의 미니밴인 카니발(3090mm)보다 10mm 더 넓다. 실제 2열 독립형 시트에 앉으면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매우 여유롭고, 바닥이 평평해 이동이 쉽다. 센터 콘솔 아래에 있는 서랍형 트레이와 수납공간은 2열 탑승자를 위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3열 공간 역시 넉넉한 편이며, 머리 공간이 팰리세이드보다 확실히 많이 확보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775L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2715L까지 늘어난다. 트렁크 내부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2열과 3열을 완전히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

EV9 주행 주행 모습.<사진제공=기아>

EV9 EV AWD 모델은 최고출력 283kW(384마력), 최대토크(부스트 옵션 선택 시) 700Nm의 힘을 발휘한다. 99.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54km를 달릴 수 있다. 공차중량만 2.6톤에 달하는 육중한 무게에도 가속페달을 밟을 때 속도를 높이는 힘이 상당하다. 가속과 감속 시 반응이 빠르고 부드러운 데다 코너링 시 민첩하고 안정적인 움직임도 발군이다.

무엇보다 고속 구간에서도 노면의 소음과 진동을 잘 걸러내 정숙한 주행이 가능하다. 드라이브 모드는 크게 에코, 노멀, 스포츠 등 3가지로 주행 모드에 따른 차이가 큰 편이다. 오토터레인 모드는 스노우, 머드, 샌드 등 노면에 적합한 모드를 자동으로 설정해 준다.

EV9 EV AWD 모델의 시승을 마친 후 최종 전비는 5.1km/kWh가 나왔다. 21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시승 차량의 공인 복합 전비가 3.9km/kWh인 점을 고려하면 이를 뛰어넘는 전비를 기록했다. EV9 EV AWD의 트림별 가격은 에어 7685만원, 어스 8169만원, GT-Line 8397만원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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